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1] 마태복음 7장 7~11절에 기독교인이면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유명한 내용의 성구가 기록되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2] 수많은 성경구절 중 삼대지로 설교하는 이들로부터 아주 사랑을 많이 받는 성구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본문 속에서 세 개의 대지를 애써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본문에 세 개의 명령형 동사가 나온다.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이다.

[3] 그래서

<응답받는 기도의 세 가지 비결>

첫째, 구하라!
둘째, 찾으라!
셋째, 문을 두드리라!

<제목: ASK>

1. Ask
2. Seek
3. Knock

위와 같은 개요(outline)의 설교 한 편이 쉽게 만들어짐을 본다.

[4] 과연 이 본문의 저자는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세 가지 의미의 각기 다른 기도를 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결코 아니다.

짐 윌슨(Jim L. Wilson)이란 학자가 쓴 이란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이 구절의 형태는 평행법(parallelism)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구하라’,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는 세 가지 형태의 기도가 아니라 동의어의 기능을 한다”(The form of this verse includes parallelism; therefore, ask, seek, and knock function as synonyms, not three modes of praying).

[5] 그렇다. 이러한 형태의 문장을 ‘평행법’ 혹은 ‘대구법’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수사법상 단조로움을 없애고 문장에 변화를 주는 방법 중 한 가지이며, 뜻이 상반되는 글귀보다 어조나 어세가 비슷한 글귀를 짝지어 병렬적으로 조사하여 문장의 묘미를 더하는 한편, 문장의 뜻을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다.

‘구하라’와 ‘찾으라’와 ‘문을 두드리라’는 서로 다른 의미의 세 동사가 아니라 모두 동일한 의미의 각기 다른 표현이란 말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구하라’는 말이다.

[6] 계속적으로 지속되는 헬라어의 현재 명령형을 살려서 7~8절의 내용을 원어에 맞게 제대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계속해서(continuously)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계속해서(continuously)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계속해서(continuously)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한두 번 기도하다가 응답이 없으면 포기할 것이 아니라 이루어질 때까지 거듭해서 지속적으로 기도하라는 의미이다.

[7]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께 구하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시는가?’ ‘하나님의 마음에 맞지 않는 것이라도, 인간적인 욕심으로 구하는 것이라도 그분은 다 들어주신단 말인가?’ 아니다. 결코 아니다. 본문의 초점은 ‘구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에게 구하느냐’와 ‘무엇을 구하느냐?’에 있다.

11절이 본문의 핵심 구절이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8] 마 7:7-8절이 ‘기도 만능’의 근거구절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본문의 의도를 잘못 파악한 결과이다. 이어지는 9-11절의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문맥을 무시한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기도 만능이 아니라 ‘선하심 하나님’과 그분이 기뻐하시는 ‘선한 기도의 내용’(agatha, good things)이 주된 포인트이다. 그렇다. 우리 하나님은 자기 자녀에게 좋은 것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선하신 분이시며, 그분은 자녀들이 구하는 선한 것들이면 무엇이든지 들어주시는 자비로운 분이다.

[9] 따라서 우리는 기도할 때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내용들은 다 버리고, 오직 선한 기도의 내용들을 즐겨 응답하시는 하나님 그분만 신뢰함으로 응답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할 줄로 믿는다.

신성욱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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