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정지웅 박사(통일미래사회연구소장, 평통기연 실행위원)
칼럼니스트 정지웅 박사(통일미래사회연구소장, 평통기연 실행위원)

민주주의는 결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 역시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투쟁을 통해서 쟁취된 것이다. 지금의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그에 합당한 노력과 값을 치러야만 한다. 그것은 유권자 스스로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숙고와 성찰의 과정을 갖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유권자 스스로 주권자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 가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4.13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어떤 기준으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할까? 잠시 고민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민족통일의 과업에 있어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기독인들은 통일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통일을 이룬 후에는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내는데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선은 굶주린 북한 주민을 먹여 살려야 하며, 그들이 스스로 개방의 길을 모색하여 평화로운 통일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데 교회와 기독인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특히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심한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있어서 이해와 인내의 넉넉함을 가지고 그들을 포용할 자세가 필요한 정치와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로, 한국교회는 황금만능, 기술만능의 풍조 가운데서 물신(物神)과 기신(技神)의 우상을 깨뜨릴 수 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돈과 기술은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며, 인생의 궁극적 의미는 영성, 도덕성에 있음을 일깨워 줌으로 21세기의 경제력과 과학의 힘을 사람을 살리고 돕는데 사용될 수 있도록 바로 인도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경제를 잘 살리면서도 돈과 테크놀러지에 의해 왜소해진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켜줄 정치와 정치인이 필요하며 이런 가치관을 가진 정치인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현시점, 한국기독교인은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인하여 깨어져버린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민족갈등, 지역갈등, 계층갈등, 노사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등으로 인해 더불어 살기 어려워진 사회에서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정치인과 더불어 한국교회는 사회에서 봉사와 희생, 중재와 화해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한국의 기독 유권자들은 21세기에 우리 사회에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평등화, 사회적 복지화, 문화적 성숙화가 이루어지는데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정치인과 더불어 교회가 앞서서 우리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이나 계층, 세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투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또한 이것이 현대의 정당정치를 발전시켜 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기독 유권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이나 계층, 세대, 이념을 뛰어 넘어 하나님의 관점, 하나님의 속성,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관점에서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유대인에 속했지만 유대인의 한계를 뛰어넘은 예수, 바울 등은 진정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 땅의 크리스찬은 신앙으로 재무장하고 동시에 신앙과 사회간, 교회와 사회간의 관계 설정에 대한 고민을 통하여 약자에 대한 사랑과 사회정의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그러므로 약자에 대한 사랑과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독교는 적대구조를 극복하고 민족공동체의 내면적 실체 형성에 기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내부적으로는 공의운동을 펼치고, 북한에 대해서는 사랑운동을 펼치고, 국제적으로는 평화운동을 펼쳐야 하며 우리 기독 유권자들은 이러한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강처럼 흐르는 세상 만들기에 참여할 새 마음과 새 영을 소유한 정치인을 뽑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평통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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