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PCUSA 제220회 총회 모습. ⓒPCUSA.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15개 교단에 속한 3만4천여 흑인교회들이 미국장로교(PCUSA)의 동성결혼 허용을 비판하며 교류 단절을 선언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들 교회들이 속한 전미흑인교회협의회(National Black Church Initiative)는 성명을 내고 PCUSA에 회개를 촉구했으며,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결정을 번복하기 전까지 PCUSA와의 모든 교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NBCI 회장인 앤서니 에반스 목사는 성명에서 "NBCI와 회원 교회들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서 있으며 PCUSA의 모든 형제 자매들에게 회개하고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에반스 목사는 이어 "PCUSA의 결정은 교회와 교인 전체에 대한 범죄"라며, "이 같은 결정으로 PCUSA는 2천 년을 이어 온 성경 말씀과 전통에서 벗어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들을 기독교 교단이자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PCUSA는 이 잘못된 결정으로 (그리스도의 몸이라 불릴) 자격을 포기한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NBCI는 1천5백만여 미국 흑인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다.

PCUSA는 지난 17일 교단 헌법 내 결혼에 대한 정의를 수정하는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킴으로써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교단이 됐다.

해당 개정안인 14F는 결혼의 정의를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에서 '두 성인 간의 결합'으로 수정한다는 것으로, 이 안의 최종 통과를 위해서는 미 전역 171개 노회 가운데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로 됐다. 이에 노회별 투표가 진행되어 온 가운데 마침내 17일 과반수를 넘는 86개 노회가 찬성에 도달해 이날 PCUSA는 개정안 통과를 선언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6월 2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교단 내 보수 교회들의 강력한 반발을 낳고 있다. PCUSA는 2010년에 독신을 유지하고 있는 동성애자에 한 해 성직 임명을 가능한 쪽으로 교단 헌법을 개정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많은 보수 교회들이 교단을 떠났다.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이번 헌법 개정으로도 2010년 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NBCI 내 보수 흑인교회들이 교류 단절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에반스 목사는 "바울 사도는 갈라디아서 1장 8절에서 다른 복음을 가르치는 자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며, "어떤 교회도 하나님의 말씀을 바꿀 권리가 없다. 결혼을 재정의하면서 PCUSA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변질시켰다"며 "이것이 우리가 (PCUSA와) 교류를 단절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모든 기독교 세계가 이와 같이 해야 한다"며 다른 교단과 단체들 역시 PCUSA와의 관계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NBCI의 발표에 앞서서 PCUSA가 동성결혼을 인정한 이래 교단을 탈퇴한 첫 교회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6일 뉴욕 주 로체스터에 소재한 200년 역사의 브라이튼장로교회(Brighton Presbyterian Church)는 총회의 결정에 반대하며 교단을 떠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교회는 "우리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의 핵심에는 교단의 성경의 해석이 자리 잡고 있다"며, "성경의 진리가 오늘날의 문화에 맞추기 위해 타협되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PCUSA에서는 동성결혼 인정 이후 교단 역사상 최초로 동성결혼식을 올린 레즈비언 커플이 목회자로 임명됐다. 델라웨어 주 윌밍턴 시에 소재한 퍼스트앤센트럴처치(First & Central Presbyterian Church)에서 사역해 온 케이시 클락-포터와 그의 파트너인 홀리 클락-포터는 29일 이 교회 목회자로 정식 임명됐다. 앞서 PCUSA는 2010년에 독신을 유지하고 있는 동성애자에 한 해 성직 임명을 가능한 쪽으로 교단 헌법을 개정했으며, 여기에 새롭게 통과된 개정안으로 동성결혼도 인정되면서 클락-포터 커플의 목회자직 임명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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