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나팔(The fifth Trumpet)ㅣ파쿤도 베아투스(Facundus Beatus)ㅣ1047년ㅣ양피지에 채식(Illuminationon parchment, 195x180mm)ㅣ마드리드 국립도서관(Biblioteca Nacional, Madrid)

■ 다섯째 나팔에 터져 나온 전갈 같은 메뚜기들(첫째 화:禍)

요한은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분 후 해와 달과 별의 삼분의 일이 빛을 잃는 끔찍한 자연계의 파멸이 진행되는 가운데 어두운 하늘을 날아가면서 "땅 위에 사는 자들은 화를 입으리라"고 세 번이나 외치는 독수리의 큰 소리를 들었다. 요한은 인간들이 지상에서 경험할 중대한 세 가지의 화인 지옥의 고통을 환상으로 보게 되었다.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 때 나는 하늘로부터 땅에 떨어진 별 하나를 보았습니다, 그 별은 끝없이 깊은 지옥 구덩이를 여는 열쇠를 받았습니다. 그 별이 그 지옥 구덩이를 열자 거기에서부터 큰 용광로에서 내뿜는 것과 같은 연기가 올라 와 공중을 뒤덮어서 햇빛을 어둡게 하였습니다."

떨어진 별이란 타락한 천사로서 지옥 구덩이(무저갱)을 맡아 다스리는 천사장인 우리엘이라고 한다. 깊은 땅속 구덩이란 뜻의 무저갱은 최후의 심판 때까지 악령과 사탄이 거처하는 곳이라 볼 수 있다.

"그 연기 속에서 메뚜기(황충)들이 나와 땅에 퍼졌습니다. 그것들은 하느님의 도장이 이마에 찍히지 않은 사람들만 해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것들은 전갈의 꼬리와 같은 꼬리를 가졌으며 그 꼬리에는 가시가 돋아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그 꼬리로 다섯 달 동안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다."(계9:3,10-11)

파쿤도 베아투스에 실린 위의 삽화는 다섯째 나팔이 불 때에 큰 별이 떨어져 지옥 구덩이를 열자 뜨거운 연기가 폭발하여 하늘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리고 지옥구덩이에서 가공할만한 노란색 메뚜기(황충) 때가 올라와 사막을 기어 다니는 독충인 전갈의 꼬리와 흡사한 긴 꼬리로 사람을 해하고 있다. 그러나 출애굽 당시 메뚜기 재앙 때에 이스라엘 백성을 제외한 것 같이 이번에도 하느님의 도장이 이마에 찍히지 않은 불신자만을 해하고 있다.

▲여섯째 나팔 : 사자 머리 같은 말을 탄 기병대(Sixth Trumpet: The Army Of Horsemen On Lion-Headed Horses)ㅣ실로스 베아투스(Silos Beatus)ㅣ1090-1109년ㅣ스페인 실로스의 산토 도밍고 수도원(The Spanish monastery of Santo Domingo de Silos).

■ 여섯째 나팔과 유프라테스 전쟁(두 번째 화:禍)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면서 두 번째 큰 화를 입는 재앙이 일어났다. 큰 강인 유프라테스 강가에 결박돼 있던 네 천사를 풀어 놓으니 그들이 많은 기병대를 동원하여 쳐들어왔다. 제5나팔은 불신자를 죽이지는 않고 괴롭게만 하는 재앙이었으나 제6나팔은 그들의 삼분의 일을 죽이는 재앙이다. 이 유프라테스 전쟁은 뒤에 나타날 제6대접 재앙 때의 아마겟돈 전쟁을 미리 보는 것 같다.

"내가 들은 바로는 그 천사들이 거느리는 기마병의 수효가 이만만(이억 명)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그 말들과 그 위에 탄자들의 모습이 내 눈에 비치었는데 그들은 불빛 같은 붉은 색이나 보라색이나 유황색의 가슴방패를 붙었고 말들은 그 머리가 사자의 머리 같았으며, 그 입에는 불과 연기와 유황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그 말들의 입에서 뿜어내는 불과 연기와 유황, 이 세 가지 재앙 때문에 사람들의 삼분의 일이 죽고 말았습니다."(계9:16-19)

위의 삽화는 실로스 베아투스에 수록된 <여섯째 나팔 : 사자 머리 같은 말을 탄 기병대>인데 말의 꼬리는 뱀과 같아서 독을 쏘는 뱀머리로 불신자를 해쳐서 삼분의 일을 죽이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기병대 수가 2억 명이란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상징한다. 유프라테스강은 바벨론 평야를 흐르는 긴 강으로 예로부터 앗수르와 바벨론 같은 침략자가 일어났던 강이다. 로마제국은 AD 62년 이 강 유역에서 일어난 팔디아 기병대와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두려워하던 지역으로 여섯째 나팔에 나타난 기병대가 팔디아 기병대라고 해석하는 입장도 있다. 말들이 내뿜는 불과 연기와 유황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과 같은 형태이며 현대전의 무서운 핵병기들을 연상시킨다.

▲일곱째 나팔을 불 때(the seventh trumpet blast)ㅣ밤베르크 묵시록(the Bamberg Apocalypse)ㅣ1000-1020년ㅣ 라이헤나우 수도원 '콘즈탄츠호' (the monastery of Reichenau 'Lake Constance')ㅣ밤베르크 주립도서관, 독일(Bamberg State Library, German).

■ 일곱째 나팔 때 보이는 언약궤(셋째 화:禍)

둘째 화가 지나가고 곧 셋째 화가 온다고 하더니 10장의 7년 대환난이란 주제의 중간환상이 계속되다가 11장에서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부는 모습이 나온다. 여기서는 천상의 광경을 묘사하고 이십사 장로(원로)가 찬미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얼핏 보아 지상에 화가 될 것이 없는데 왜 셋째 화가 곧 온다고 하는가?

"둘째 화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곧 셋째 화가 올 것입니다.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었습니다. 그때에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세상 나라는 우리 주님과 그 분이 세우신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었고, 그리스도께서 영원무궁토록 군림하실 것이다.'

....그러자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의 궤가 나타났으며 번개가 치고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천둥과 지진이 일어나고 큰 우박이 쏟아졌습니다."(계11:14-15,19)

위의 밤베르크 묵시록의 <일곱째 나팔이 불 때>에는 24 장로의 경배하는 모습만 그렸다. 그러나 성경 내용을 음미해 보면 그리스도의 승리와 심판에 대한 찬미로 되어 있지만 번개와 천둥과 지진이 일어나고 큰 우박이 쏟아졌다고 함으로서 장차 지상에 더 큰 화가 임할 것을 예견하게 한다. 이 예견은 제3단계의 대접재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성전이 열리며 언약궤(계약의 궤)를 보여 주신 것은 하느님의 진노 속에서도 그 백성에게는 자비하심을 보여 언약궤라는 성도에 대한 상급을 약속하시고 있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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