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한국행’ 공개를 둘러싼 정부와 우크라이나 간의 외교 갈등이 심상치가 않다. 급기야 정부가 주 우크라이나 한국대사를 불러들이고 공관원까지 절반가량 철수시키는 조치를 취하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있어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양국 간의 외교적 갈등이 표면화된 건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가 국내로 송환된 사실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외교 당국자 간 비공개하기로 협의해 놓고 이를 일방적으로 깬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으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정상 간의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이 포로의 한국행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이들의 신변 안전이 위협받게 된 걸 문제 삼았다. 사실을 공개하려면 최소한 유엔총회 전에 한국에 먼저 알렸어야 하는 데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는 포로의 이동을 숨기는 것이 옳지 않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 간의 외교적 충돌은 한국 정부가 합의를 깬 우크라이나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문서화 합의가 없었다며 사과 요구를 거부하는 한 극적인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이런 상태로 외교 공백을 방치하는 것도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그 소식을 이재명 대통령이 아닌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 의해 듣게 될 줄은 몰랐다. 포로들의 신변 안전이 달린 문제라고 하더라도 송환이 이뤄진 직후에 정부가 사실을 공개했더라면 남의 나라 정상에 의해 듣는 일은 없었을 거다.
일각에선 이 사실을 끝까지 함구한 정부를 향해 문재인 정부 때 외교안보라인이 탈북어민들을 몰래 강제 북송한 것이 연상된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설마 정부가 북한 포로를 국내로 데려온 후 몰래 북한에 넘겨줄 생각을 했겠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이 사실을 국민에게 즉각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 눈치 본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 헌법상 우리 국민을 데려오고도 입을 꾹 다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이 일에 적극 협조한 우크라이나에 이토록 화를 내야 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