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에서 급변사태 발생할 시 주민의 기본권 보장과 실질적인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를 시급해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대량 탈북 발생 상황을 대비해 긴급수용·보호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전담 부서와 임시 수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남북사회통합교육원과 남북동행포럼 동문회가 지난 23일 개최한 ‘한반도 차세대 리더 양성 컨퍼런스’에서 나윤재 연구원은 ‘북한 급변사태 시 주민의 자유·기본권 보호를 위한 국가대응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선제적 구상을 촉구했다. 그는 “1인에게 집중된 권력이 사라지면 극심한 통치 공백과 무장세력 간 충돌, 식량·의약품 공급 중단 등으로 주민들이 또 다른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 “북한 급변 사태시 국가가 주민을 보호하는 건 헌법적 책무”라고 했다.
나 연구원이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건 최근 북한 김정은의 사망설과 건간 이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만약 권력 승계 과정의 불안정으로 세습 정권이 붕괴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주민 해방으로 이어지긴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북한 지역 전환 관리체계’ 구축를 구축해 주민 인권 보호와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는 거다.
북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사망설은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엔 중국의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SNS에 “김정은이 뇌출혈로 쓰러져 베이징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는 글을 게시한 게 발단이 됐다. 그는 김정은이 딸 주애로의 권력 승계에 대비해 중국이 평양에 병력 수천 명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지난 2일 당일치기로 중국을 방문하면서 전 세계로 퍼졌던 ‘사망설’이 허위로 드러났다.
북한 최고 권력자를 둘러싼 신변 이상설은 1986년 김일성 피살설부터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 나왔다. 2008년 9월에도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설이 돌았으나 정보당국은 그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회복 중임을 확인했다.
이번 김정은 사망설도 결국 허위로 판명됐다. 하지만 김일성부터 김정일까지 신변 이상설이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김정은 사망설도 그냥 낭설로만 넘길 일은 아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경우 확실한 후계 구도를 정하고 사망했지만, 김정은은 아들이 아닌 어린 딸에게 권력 승계를 계획하고 있는지라 그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면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이 4대 세습을 단행한다면 그 과정이 이 전에 비해 순탄하지 못할 거란 건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 정부 또한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을 거다. 다만 상황을 가정하는 것과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금은 북한이 규정한 ‘두 국가론’에 끌려다닐 때가 아니다. 언제든 북한 체제가 무너질 걸 대비해 북한 주민을 인권 차원에서 보호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 등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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