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서울의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자 국내 에너지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사실상 멈추면서 정부와 정유업계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 직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 유조선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호가 지난주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했다. 이 선박에는 약 200만 배럴의 원유가 실려 있었으며, 이는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해당 선박을 끝으로 당분간 중동발 원유 운반선 입항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확대… 국내 원유 공급망 불안 고조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의 긴장 고조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비축 물량과 기존 계약 물량으로 일정 수준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정유 설비 가동과 국내 유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 수급 다변화 추진… UAE 긴급 도입·러시아 수입 재개 검토

정부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들은 원유 수급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약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했으며, 이는 단기적인 공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재개 가능성도 다시 논의되고 있다. 한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에 동참하며 수입을 중단했으나, 최근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로 재검토 여지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 역시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급망 재편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수요 억제·수출 조정 검토… 에너지 비상 대응 체계 강화

정부는 원유 수급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유제품 수출을 일부 조정해 국내 공급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차량 5부제 또는 10부제 도입 등 교통 수요 억제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비상 대응 조치로 검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비축 물량과 대체 수입으로 일정 수준 대응이 가능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재편은 불가피하다"며 "정유 설비 가동과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 긴장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원유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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