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복음주의·연합 힘쓴 '참어른'
부친 김관주 목사 따른 '순교신앙' 조명
김상복·김학유·오덕교·한정국 등 추모사
유족 큰딸 김혜원 선교사 감사인사 전해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 추모예배
故 김명혁 목사 1주기 추모예배가 강변교회에서 열렸다. ©백선영 기자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복음주의 원로인 故 김명혁 목사 1주기 추모예배가 17일 서울 강변교회(담임 이수환 목사)에서 열렸다. 순교적 삶을 살다 간 김명혁 목사의 삶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교계 원로와 중진, 강변교회 성도들이 자리했다.

김명혁 목사는 지난해 2월 18일 춘천에 있는 어느 작은 교회에 설교를 하기 위해 직접 운전해 가던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였다.

김명혁(1937-2024)은 목사이자 신학자로, 합동신학대학원 총장,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총무와 회장 등을 역임하고, 강변교회를 개척한 장본인이다. 그의 부친은 신의주와 평양에서 목회하다 공산정권에 의해 순교한 고 김관주 목사로, 그의 신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김명혁 목사는 11살의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북에서 남으로 넘어왔다. 주일 성수를 지킬 수 있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서였다.

故 김명혁 목사
故 김명혁 목사가 생전(2023년 6월) 한국복음주의대학생연합회(YEFK)를 방문해 강연하던 모습 ©기독일보 DB

이후 서울대 문리과를 졸업한 후 총회신학교에 진학했다. 또 미국 필라델피아 페이스신학교(MDiv.), 웨스터민스터신학교 (Th.M.), 예일대(S.T.M.) 등을 졸업하고, 풀러신학원과 빌리그래함센터 등에서 사역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대 동기였던 손봉호, 김상복, 이만열 등과 가깝게 지내며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힘쓴 교계 '어른' 중 하나이다. 생전에 복음통일에 대한 꿈을 놓지 않으며 선교에 대한 비전을 전해 왔다.

이날 김명혁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 김학유 목사(합동신대원 총장), 오덕교 목사(횃불트리니티신대원 총장), 한정국 목사(21세기시니어선교회 대표) 등이 자리해 회고사를 전했다. 또한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김영한 원장(기독교학술원)등 교계 원로들과 김 목사의 큰딸 김혜원 선교사, 사위 이승일 선교사, 그리고 손자 등 유족이 자리했다.

현 강변교회 담임인 이수환 목사의 집례로 열린 추모예배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인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가 '그의 삶이 곧 메시지였다'(딤후4:6-8)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임 목사는 "한 사람의 삶 자체를 메시지로 남기는 것만큼 훌륭한 메시지는 없다"면서, "신학자이자 목회자였던 그는 화려한 언어를 쓰기보다 진실한 기도의 자리로 들어가는 것을 곁에서 늘 보았다. 신학자이기에 얼마든지 논쟁을 할 수 있지만, 항상 사랑으로 대하셨다"고 증언했다.

한복협 임석순 목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임석순 목사는 '그의 삶이 곧 메시지였다'란 제목으로 추모 설교를 했다. ©백선영 기자

또한 임 목사는 "그는 늘 부어지는 삶을 사셨다. 항상 목사님은 '회개할 것밖에 없어. 난 죄인이야' 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하셨다. 돌아가시기 4개월 전에 뵀던 때를 기억한다. 목사님 힘드실텐데 '운전 이제 그만 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아니야, 아직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시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생전에 부친이신 김관주 목사에 대해 말하곤 하셨다. '우리 아버지는 순교자셨어'. '그리고 내 아들은 일찍 세상을 떠났어' 라는 말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사를 전한 김상복 목사는 "그는 훌륭한 친구였다. 끝까지 헌신된 사람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교회에서 가장 바빴던 분이 아닐까. '나는 건강해, 나는 한번도 아파 본 적이 없어' 하면서. 마지막까지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사신 분이다. 어머니, 아버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아들도 마찬가지이다.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부모님과 아들을 천국에서 바로 만났을 것이다"라고 추모했다.

또한 김학유 총장은 김 목사를 '진정한 나의 스승'이라고 표현하며, "김 교수님의 가장 큰 공은 민중신학과 WCC 선교신학이 지니고 있는 신학적 문제와 한계를 지적함으로써 한국교회 선교신학이 좌경화 되는 것을 막아내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또 교파와 교단별로 심각하게 분열된 한국교회를 복음주의라는 신학적 틀로 묶어내며, 합동이 어려운 시절에 미래 교역자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선 바른 신학교를 세워야 한다며 합동신학교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하셨다"고 전했다.

그리고 오덕교 총장은 "사랑과 헌신의 삶을 몸소 실천하신 김 목사님은 한국교회에 선교의 비전을 심은 선구자이자, 후학 양성에도 깊은 애정을 가지셨다"며, "목사님 삶 자체가 복음이고 그의 사랑과 헌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추모사를 전한 한정국 선교사는 "김 목사님은 '선교는 노는 것이다'라며 성육신 신학의 실천으로 낮은 곳에 있는 현지인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전하셨다"면서 "그는 철저한 개혁주의자면서도,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협력하며 일할 때는 복음주의라는 넓은 틀을 사용하였다. 역동적인 균형의 '중용'을 실천하신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겠다"고 했다.

김명혁 딸 김혜원 선교사
故 김명혁 목사의 큰딸 김혜원 선교사가 유족 대표로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백선영 기자

끝으로 김명혁 목사의 큰딸인 김혜원 선교사는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김 선교사는 "지금도 여전히 집안 곳곳에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늘 존경하고 그리워하셨던 한경직 목사님, 방지일 목사님, 박윤선 목사님, 정진경 목사님, 강원용 목사님, 종교인 모임의 지도자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분들과 찍은 사진들이 한곳에 보관돼 있었다. 그 보물들을 보며 아버지의 삶과 사역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앞으로 유족들은 아버지의 신앙과 삶을 본받아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예배는 임석영 목사(합신증경총회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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