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승만 대통령이 기도하고 꿈꾼 나라

6.25 전쟁 당시 미국과 북한, 중국이 주도한 휴전협정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끝까지 반대한 건 ‘남북통일’에 대한 의지, 즉 그의 마음속에 ‘북한구원 통일한국’의 염원이 불타올랐기 때문이란 주장이 나왔다.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주최한 31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둘째 날인 지난 23일 김재동 목사는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대한민국 근현대사’ 제목의 발제 강연에서 6.25 전쟁 중에 북한과 중국이 유엔사령관에게 휴전회담을 제안하자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반대한 사람은 자유 진영 국가 중 유일하게 이승만 대통령뿐”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의 말대로 당시 이 대통령이 ‘북진 통일’을 주장하며 휴전회담에 반대한 건 역사적으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국민들도 휴전회담 반대 궐기대회를 열어 ‘통일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필 정도였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휴전에 반대했던 이유가 “북한에 그대로 남아 있는 중공군 90만 명” 때문이었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중공군을 북한에 그대로 둔 상태로 휴전하면 언제든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고, 남북통일도 힘들어진다는 걸 이 대통령이 이미 예측했다는 거다.

이승만 대통령이 당시 정전협정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상한 ‘거제도 반공포로’를 전격적으로 석방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에 있던 북한군 포로 수만 명이 보켈 선교사가 인도한 예배에 참석했다. 보켈 선교사는 1951년 한해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천막교회 70개, 신학교 15개를 설립할 정도로 전쟁 포로 선교에 매진한 인물. 그가 수용소 내에 세운 성경학교에 7천여 명의 포로가 이수했고, 그중 642명이 석방된 후에 목회자가 됐다는 사실은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휴전협정 직전인 1953년 6월에 이승만 대통령이 반공포로 2만7천명을 일시에 석방하는 결단을 내린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개성에서 휴전을 위한 회담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수용소 내에 퍼지자 공산 포로들이 반공포로들을 살해하는 끔찍한 만행이 시작됐다.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를 대비해 벌인 짓이지만 반공포로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기 위한 이 대통령의 결단이 결정적이란 것이다.

당시 내한했던 로버트슨 미 국무차관보는 ‘나는 반공포로를 공산 지옥으로 보내느냐, 광명의 이 땅에 머무르게 하느냐는 문제를 가지고 (이승만 대통령이) 근 일주일 동안 기도한 끝에 하나님의 음성을 받아 이번 조처를 감행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의 결단이 깊은 신앙심에서 나온 것임을 증언하는 대목이다. 김 목사는 이 모든 것이 이승만 대통령의 마음속에 ‘북한구원 통일한국’에 대한 염원이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결론지었다.

이 대통령이 미국을 끈질기게 설득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비화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정전협정 체결은 한반도를 공산화의 위협으로 몰아갈 것이라 미국 측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마침내 1953년 10월 1일 미국 워싱톤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됐다. 이로써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 유엔 결의 없이 바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지금의 ‘한미군사 동맹’의 출발점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적 과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당시 미국 조야에서는 반대 여론이 비등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와 세계에서 가장 약한 나가 서로 보호해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조약이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런 불평등한 조약은 오로지 이승만 대통령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조약이 미군이 한반도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했고 유사시 미국 의회 동의 없이 미군이 자동 참전하게 했다. 미국의 방어 우산 아래 비를 피하게 된 우리나라가 냉전시대에 군비증강이 우선이 아닌 경제발전에 올인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전쟁 재발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그게 이 대통령의 최종목표는 아니었다. 북녘 동포를 구출하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은 그의 가슴에 미완일 수밖에 없다. 정전협정이 맺어진 당일 이 대통령이 이북 동포를 향해 발표한 담화문에 그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절망하지 마시오. 우리는 결코 당신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잃어버린 이북 5도와 북한의 우리 동포들을 다시 찾고 구출하려는 한국 국민의 근본 목표는 과거와 같이 장차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북한을 추종하는 좌파 세력들은 아직도 이승만 전 대통령을 향해 미군을 한반도에 주둔시켜 분단을 고착화한 원흉, 통일을 가로막은 민족 반역자로 부른다. 비판의 근거는 하나도 대지 못하면서 지금까지도 미군 철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김일성의 유훈인 남북통일을 아예 헌법에서 삭제하려 하는 데도 종북 세력 중 누구도 이를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누가 분단의 원흉인가.

이 전 대통령은 한미방위조약 체결을 위한 방미 기간 중 워싱턴 D.C 파운드리 연합감리교회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한국이 자유롭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한국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보다도 더 위력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6.25 전쟁을 일으킨 공산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북한 동포들을 자유 세계로 구출해내려 했던 불타는 애국심이 그의 평생의 기도 제목인 ‘북한구원 통일한국’에서 나왔다는 걸 최소한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크리스천 생활정보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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