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은혜의 차이점은 뭘까? 공통점은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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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족한 은혜] 신학자 폴 틸리히 설교집 ‘새로운 존재’⑧-진리가 무엇이냐?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6)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8:31-32)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런 진리에 이릅니까? 이 질문에 대한 제4복음서의 대답은 “진리를 행함으로써”(by doing the truth)입니다. 이것은 계명들에 대한 순종이나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이행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리를 행한다는 것은 그 자신이 진리이신 분의 실재 안에서 살면서 그분의 존재를 우리의 존재와 우리 세상의 존재로 삼아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제4복음서의 대답은 “그분 안에 거함으로써”(by remaining in Him), 즉 “그분의 존재에 참여함으로써”입니다. 그분은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거하라 그러면 내가 너희 안에 거하리라.” 우리를 해방시키는 진리는 우리가 그 안에 참여하는 진리, 그것이 우리의 일부이자 우리가 그것의 일부인 진리입니다. 그분의 참된 제자가 되는 것은 그분에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분 자신이신 참되고 궁극적이고 신적인 실재가 우리의 존재가 된다면, 우리는 참으로 결정적인 진리 안에 있는 셈입니다.

-p128

그러나 당신이 진리에 속해 있는지를 판별하는 한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내가 진리에 속해 있는가” 하고 진지하게 묻는다면, 당신은 진리에 속해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진지하게 그렇게 묻지 않는다면, 또 참으로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받을 만하지 않으며 받을 수도 없습니다!

-p129

해방시키는 진리의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하는 사람은 이미 해방에 이르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중략)...

이 길위에서 당신은 여러 형태로 해방시키는 진리를 만나게 되겠지만, 한 가지 형태로만은 결코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당신이 배우거나 받아 적거나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명제의 형태로는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어느 책이나 대화나 강연이나 심지어 설교 속의 한 문장의 형태로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문장 자체는 진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을 진리를 향해 열어 줄 수 있고, 여러 가지 의견과 편견과 인습의 굴레로부터 당신을 해방시킬 수도 있습니다.

-p130

그리고 이것은 우리를 우리의 복음서와 요한의 서신들을 썼던 사람이 진리에 대해 말해야 했던 마지막 말로 이끌어갑니다. 그것은 우리를 해방시키는 진리는 다름 아닌 “사랑의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요일 1:8)....(중략)...사랑은 우리를 거짓의 아비에게서 해방시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를 우리의 거짓된 자아로부터 잠된 자아 곧 참된 실재에 근거한 자아에로 해방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과 결합된 진리를 찾을 수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진리에 대한 모든 주장을 믿지 마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진리에 속하고 진리가 당신을 사로잡는 것은 오직 사랑이 당신을 사로잡고 당신을 당신 자신으로부터 자유케 할 때뿐이라는 것을 확신하십니오.

-p133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 1886-1965)

1886년 8월 20일 독일에서 출생해 베를린, 할레, 브레슬라우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1911년 신학전문직학위를 취득해 대학에서 가르칠 자격을 얻었다. 제1차세계대전 기간 중 4년간 군목으로 참전하면서 ‘터전의 흔들림’으로 표현될 만한 사상적 변화를 겪었다. 1929년에는 프랑크푸르트대학의 정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쳤다. 나치는 그가 유대인 학생들을 도운 것을 문제 삼아 그의 교수직을 박탈했다. 위기에 처한 틸리히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친 것은 미국의 유니온신학교였다. 이미 40대 중반에 접어든 틸리히는 낯선 땅에서 영어를 익히면서 강의를 했다. 그의 강의에는 그에게 주어진 ‘20세기 최대의 신학자’라는 칭호에 걸맞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유니온신학교에서 퇴임한 후 그는 1955년부터 1962년까지 하버드대학의 특별교수로 초빙되어 신학부 박사과정 학생들을 위한 세미나를 인도하여 집필 활동을 했다. 1965년 10월 11일 시카고대학 신학부 주관 초청 강연 도중 심장에 고통을 느껴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10월 22일 투병 중 숨을 거뒀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조직신학’, ‘존재에의 용기’ 등 다수가 있다.

출처 : 새로운 존재(폴 틸리히 지음, 김광남 옮김, 뉴라이프 출판사)

1955년에 미국에서 출판된 본 책은 폴 틸리히가 뉴욕 유니온신학교, 코네티컷 주 뉴런던에 있는 코네티컷 대학 등지에서 했던 설교 모음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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