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10만 수료식
서울시 노원구 소재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신천지 관계자들이 포교활동을 위한 좌판대를 설치하고 앉아 있다. ©노형구 기자

주요 언론을 통해 그 폐해가 드러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포교가 다시금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신천지는 각종 미디어 홍보나 길거리 전시회 방식으로 단체를 홍보하는 모습들이 여럿 포착됐다. 신천지는 한국 주요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다. 한 이단 전문가는 최근 급증하는 신천지의 포교에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시 노원구에 소재한 한 지하철 출구 앞. 이곳에서 신천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좌판대를 설치하고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신천지 관계자 중 한 중년 여성은 ‘검색창에 말씀광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앉아 있었다. 실제 유튜브 검색창에 ‘말씀광장’을 입력해 첫 번째로 보이는 로고를 누르면 유튜브 채널 ‘신천지증거장막성전’이 뜬다. ‘신천지’를 누락시킨 ‘말씀광장’이라는 용어로만 광고해 사람들의 ‘안심 접속’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좌판에는 ‘2022.11.20’ ‘113기 106,186명 수료’ ‘신천지증거장막성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위 문구와 함께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 운동장이 인쇄된 모습도 포착됐다. 이는 신천지가 지난해 11월 20일 대구 수성 스타디움에서 ‘시온기독교센터 113기 수료식 행사’를 개최했을 당시 모습으로 추정된다.

당시 행사에는 신천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파 약 10만여 명이 몰렸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등 주요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일각에선 신천지 측에 대관을 허용한 대구시에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를 제기하며 대관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수료식에 참석한 신천지 입교 인원이 약 10만 명이라는 내용이 ‘허위’라는 의견도 나온다. 행사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21일 유튜브 채널 ‘신천지 변증’에는 ‘신천지 10만 수료식 사기 연출’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이 영상에서 12년 차 신천지 구역장의 폭로가 제기됐다. 그는 이 행사를 두고 “국내 수료생 10명 중 2~3명 만이 진짜”라며 “예를 들어 10명 중 2~3명 빼고는 기존 교인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수료식 참석 인원 10만여 명의 약 80%는 이날 행사에 동원된 기존 신천지 교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신천지가 자칭 ‘10만 수료식’을 전시하며 포교하는 광경은 지난 2월 중순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인근과 지난 3월 초 경기도 동두천시 소재 한 지하철역에서도 목격됐다. 특히 동두천의 한 지하철역 광장 앞에서 포착된 신천지 관계자들의 포교 행각은 신문을 나눠주는 방식으로도 함께 진행됐다.

신천지 관계자가 신문을 들고 나눠주려는 모습.
신천지 관계자가 신문을 들고 나눠주려는 모습. ©제보자 제공
신천지 측이 나눠준 신문 모습.
동두천 소재 지하철 역 인근에서 신천지 관계자가 배포한 신문 모습. 좌측엔 일반 교계 기사들이, 우측엔 신천지 홍보성 기사가 실려 있다. ©제보자 제공

이날 신천지 관계자들은 천막을 치고 자칭 ‘10만 수료식’ 당시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진열한 광경이 보였다. 그러면서 다른 신천지 관계자는 길거리를 걷는 행인들에게 신문을 배포했다. 이 신문을 받은 한 사람이 신천지 천막 부스에 들어가 직접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신천지 관계자로 보이는 한 여성은 그에게 신문에 실린 신천지 관련 기사를 보여줬다.

기사에는 “신천지 온라인 포교 활발…한국교회 대응 ‘전무’”, “유튜브 조회수 2천만 뷰 언론 보도 폭주”, “직접 들어보고 판단할 것” 분위기 확산, “올해 말 10만 명 수료 가능할 것” 예상 등 각종 소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이 신문은 일반 교계 소식과 함께 신천지 관련 기사도 실었다. 이 신문에는 신문사 전화번호나 홈페이지 주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이단 상담가는 자신들의 이단성을 희석시키려는 신천지의 홍보전략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신천지 교육강사 출신으로 2007년 탈퇴한 부산이음이단상담소 권남궤 목사는 “길거리 전시 홍보회에 현혹돼, 신천지에 빠져든 피해 사례 다수가 보고됐으며 대부분은 비기독교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한 비기독교인의 피해 사례에 따르면, 신천지 측이 자체적으로 홍보하는 ‘수료 인원 10만 명’ 등 화려한 규모에 현혹돼, 기존 언론 보도에서 접한 신천지와 다르다고 느껴져 신천지 성경공부에 참석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천지 10만 수료식 행사에 참석한 한 탈퇴자는 ‘자신의 지파 참석자의 상당수가 기존 신천지 교인이었을 정도로 행사 규모가 부풀려졌다’고 증언했다”고 했다.

신천지 10만 수료식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설치됐던 10만 수료식 전시회. 한 젊은 청년이 이를 보고 있다. ©노형구 기자

그러면서 “신천지 교리 공부에 참석하면 그 종착점은 이만희 교주를 신격화하는 결론”이라며 “하지만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의 신격화 교리를 처음부터 숨긴 채 신천지 교리 공부를 진행하면서, 나중에야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 신도의 접대와 친교 등이 접목돼 신천지에 거부감을 느끼는 비기독교인마저도 결국 신천지에 포섭되기 쉽다”고 했다.

그는 “신천지는 이만희와 그 주변으로 들러리처럼 둘러싼 간부들을 봉사하기 위한 종교 사기 집단”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8월 대법원은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가 신천지 자금을 횡령하고 공공시설을 불법으로 쓴 혐의 등을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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