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집회가 열린 모습.
지난 29일 집회가 열린 모습. ©한국예수교회연대 유튜브 캡쳐

대구 달성경찰서가 지난 3월 12일 외국인 위조등록증 소지 의심 신고를 받고 대구 논공필리핀교회로 출동, 필리핀 이주민 9명을 연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연행한 외국인 9명으로부터 위조등록증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이 미등록 이주민인 사실은 최종 확인돼 출입국사무소로 인계한다는 방침이다.

교계 단체들은 공권력의 ‘예배 방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측은 경찰이 당시 예배를 드리고 있던 이주민들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위 ‘예배 방해죄’로 불리는 형법 158조를 위배했다는 것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장례식·제사·예배 또는 설교를 방해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교회 측 관계자는 “예배는 11시 반에 시작된다. 경찰 한 명이 찬양, 설교와 기도 등이 진행되던 11시 37분 즈음 교회로 최초 진입, 이주민들을 심문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13시 17분 즈음 경찰관 모두가 교회로 진입해 이주민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연행해갔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교회 현장에서 목사의 동의 없이 외국인들을 조사했다고 교회 측은 주장했다. 출입국관리법 제81조 제1항에 따라 외국인을 상대로 조사하려면 주거권자 또는 관리자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이주민선교협의회·한국기독교장로회 이주민선교협의회 등 40여 교계 단체로 구성된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교회 침탈에 저항하는 범기독교연대’는 29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회 측 주장대로 예배 도중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연행한 대구 달성경찰서를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 사건은 대한민국의 밑바닥 경제 노동을 감당하면서도 불합리한 이주노동정책과 제도로 열악한 조건 아래, 삶 전반이 고통받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문서위조 신고가 들어와 단속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명백한 핑계”라며 “누구에게서도 위조등록증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경찰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연행했다”고 했다.

특히 “국가권력은 예배 시간과 공간을 침탈할 수 없다. 더욱이 예배 중이던 사람에게 수갑을 채울 수 없다”며 “신성한 예배 자리가 경찰에 의해 침탈돼 불안의 자리가 돼 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예배 중 연행된 이주노동자 9명 석방하라 ▲경찰청장은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대구경북지방경찰청장은 달성경찰청장 등 관계자들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구 달성경찰서 112상황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외국인 위조등록증 발견 의심 신고를 10시 49분께 받고 교회로 진입하려다, 한국인 교회 관계자가 ‘지금은 예배 중’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는 예배 종료 시간를 물어본 뒤 교회 관계자는 12시 30분이라고 답했고, 이 시간에서 10분 뒤인 12시 40분께 다시 물어봤는데 13시 즈음 예배가 끝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추락사 위험도 있으니 목사님에게 관련 내용을 전해달라고 한 후, 교회 관계자로부터 양해를 받고 약 2시간을 대기한 끝에 13시 17분에 교회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회는 상가 건물 3층에 위치해 있다. 경찰은 대기하는 동안 단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고자, 소방서와의 협업을 통해 매트 등 안전장치를 땅바닥에 설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위조등록증 의심 신고를 받고 단속하려는 명백한 목적 하에 교회로 진입한 것이며, 예배를 방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교회 진입 당시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대구 달성경찰서 측은 또 “위조등록증 발견 의심 신고를 받고 단속에 나선 것은 공문서위조 등 형사사건과 관련된 부분이라, 경찰 소관에도 포함된다”며 “미등록 이주민 단속은 출입국사무소 소관이지만, 신고를 받은 날은 일요일이어서 관계 인력이 파견될 수 없던 상황”이라고 했다.

현장 조사 결과에 대해선 “외국인 위조등록증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연행한 필리핀 이주민 9명은 미등록 외국인으로 확인돼 출입국사무소로 인계할 예정”이라고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달성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