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작가
황선우 작가

해외에 학교를 세우며 봉사하는 어느 분의 말을 들었다. ‘교육이 뭐라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말했다.

“교육은 너다.”

국민에게 기회를 주고 격차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육’밖에 없다고 하며 나온 말이다. 교육을 통해 ‘당신’ 한 사람이 길러지고 성장하는 것은, 격차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은 물론 당신이 속한 영역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또한, 교육을 통해 다른 어떤 것이 변화하는 것보다 ‘당신’ 한 사람이 변화하는 게 더 중요함을 말한 것이다.

또 다른 분의 말을 들었다. 그는 5남매의 아버지로서 방송에 출연해 가정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런 그에게 여섯째가 생기자 이틀 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했고, 이에 한 지역의 관계자가 그에게 전화 걸었다.

“덕분에 우리 지역에 100명은 더 태어날 겁니다.”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하지만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처럼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한 사람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고 했던 말이다. 이를 듣고서 ‘그럼 나도 아기 여섯을 낳아야 하나?’라 생각하며 본질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결혼을 안 하겠다는 비혼주의를 선언하는 이들을 보면 좋은 가정의 모습을 보고 자라지 못한 경우가 많다. 즉, 선한 영향력을 제대로 받아본 경험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들에게 혹은 그렇게 빠질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먼저 모범이 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다. 출산장려정책으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당신’ 한 사람이 선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엄청난 잠재력이 발휘된다. 이것은 ‘교육’과는 조금 다른, ‘문화’의 힘이다.

위 두 사례를 보며 우리는 알 수 있다. “교육은 너다”라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문화는 너다’라고도 말할 수 있고 이 말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여기서 고민은 그치지 않았다.

두 번째 사례에 나온 분은 방송에도 출연하고 나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큰 영향력을 가졌을 때 그 영향이 선한 영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함은 그분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또한,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 영화, 드라마, 예능 등에 대해 비평하는 일 역시 누군가 꼭 해야 한다. 큰 영향력이 국민들에게 악한 영향으로 나아갈 때 그것을 선한 영향으로 꺾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큰 영향력을 가진 이는 소수다. 그럼 그 소수가 사회에 끼칠 영향만 바라보고 살아야 할까?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지는 않았다. 영향력이 커야만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쓸 자격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 예를 들어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정작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지 못했음을 알 때 오는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의 큰 영향력이 아무리 선하게 사용되었다 해도 모든 것이 엎어진다. 반대로, 자신의 가족과 이웃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한 사람이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가족에게 지극정성으로 대한다면 그만큼 위대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이에 “문화는 너다”라는 말은 국민 가수나 천만 영화와 같은 큰 영향력을 당신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당신의 영향력이 크든 작든, 그 영향력으로 펼쳐지는 문화를 선하게 이끌자는 의미다. 또한 그것이 시작이 되어,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People) 혹은 작품(Works)도 그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다. 나의 삶(Life)이 곧 문화가 된다는 사실을 알 때 나의 세계관도 더 섬세히 정립할 수 있을 테고, 그럴 때라야 더 큰 문화도 휘둘리지 않으며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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