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 제51회 정기학술대회
한국기독교학회 제51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회

한국기독교학회(임성빈 회장)가 29일 오전 서울 광장구 소재 장로회신학대학교 한경직 기념관 및 소양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신학과 교회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제51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포스트 코로나 사회의 도래와 변화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재열 박사(서울대)는 “세계인의 눈으로 보면 한국은 선진경제를 운영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새로운 문화강국이다. OECD 회원국이자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K팝과 무비가 분출하는 소프트파워를 보여준다”며 “그런데 눈을 안으로 돌리면 불만·불신·불안이 넘쳐나는 ‘3불 사회’다.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비하면 현실은 불만”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신호들이 곳곳에 감지된다”며 “먼저, 매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출산율이다. 50년 전 100만 명을 넘나들던 연간 출생자 수는 이제 20만 명대로 떨어졌다. 2021년 합계출산율 0.81은 통계작성 후 최저치이다. 인구 보너스 덕을 보던 나라가 인구 오너스로 고통 받게 됐다. 정부가 2006년 이후 16년 간 380조 원을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썼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또 “둘째는 가족과 공동체의 해체이다. 열 가구 중 셋은 1인 가구인데, 그 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합주택에 공간적으로 밀집해 있지만 이웃과의 관계는 단절돼 있다. 서양 국가들보다도 어려울 때 도움받지 못하는 사회적 고립자가 한국에 훨씬 많다. 공동체의 미덕이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풍요의 역설과 민주화의 역설에 시달리는 ‘3불 사회’가 된 이유는 경제성장이나 민주화로는 해결되지 않는 낮은 사회의 품격(social quality) 과 취약한 공공성 때문”이라며 “사회의 품격은 사람 사이 관계의 총체적 양상에서 드러나는 출현적 속성인데, 제도와 생활세계 간, 그리고 사회와 개인간 길항적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구조화된다. 품격이 높은 사회는 개인과 집단 발전 간 균형이 이루어지고, 시스템 발전과 시민의 생활세계가 균형을 이룬 사회를 말한다”고 했다.

이어 “사회의 품격은 공공성과 직결된다. 공공성에서 ‘공(公)’은 공적인 것 즉 제도나 시스템을, ‘공(共)’은 공동의 것, 즉 시민이 함께함을 뜻한다. 결국 공공성은 공화를 의미하는 공정성과 공익성, 민주를 의미하는 시민성과 공개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품격과 공공성의 개념들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사회의 공공성이 높지 않다”며 “한국교회의 공공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또한 사회 전반의 공공성 개선 속도에 비해 한국교회의 공공성은 뒤진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이 박사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한국교회의 취약성과 새로운 도전도 잘 드러났다. 공공성의 부재가 한국교회의 취약성임이 분명해졌고, 저출산 및 고령화 등의 인구구조변화와 플랫폼 사회의 도래는 중요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먼저, 교회가 얼마나 공공성에 기여하는 공교회성을 갖는지가 전면에 부각되었다”고 했다.

이어 “활발한 교단 분화와 개교회 중심주의로 특징지어지는 한국 개신교는 경쟁 시장형 조직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공교회성을 구현하기 불리하다. 게다가 성장이 정체된 후 세습의 문제가 불거졌다”며 “교단과 신학교의 분립으로 수용역량을 넘어 목회자를 배출하다 보니 개교회간 과도한 경쟁과 목회자의 이중직 선택을 낳았다. 미자립 교회가 늘어나지만 수평적 연대를 확장하고 동반 성장하는 방안에 대한 모색은 미약하다”고 했다.

또 “두 번째는 한국교회는 초저출산과 고령층의 증가가 가져올 도전에 직면했다”며 “지속 성장 경제 덕분에 평생직장의 연공형 임금과 내부 승진 사다리에 익숙해진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글로벌 환경에 노출되어 높은 교육을 받은 세대는 대부분 기간제나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에 몰려 있다. 풍요 속에 태어나 성장했는데 정작 빈곤한 세대다 과거와 같은 대형교회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 번째는 초연결 플랫폼 사회가 만드는 도전이다. 시·공간적으로 닫혀 있던 교회는 활짝 열린 기술적 환경 속에서 새롭게 예배와 교회를 정의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며 “전통적인 소집단과 새롭게 열린 초연결의 가능 공간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고 했다.

이어 “과거 아날로그형 교회가 가산관료제적 교회 세습 인격주의적 끈끈함 신분제화한 직분 등 유교적 문화의 흔적이 강한 닫힌 위계적 조직의 모습을 띠었다면, 플랫폼 사회에서 교회는 훨씬 개방적이고 경계가 모호하며 교인 수나 예산과 같은 성과보다는 대내외적 영향력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 안의 예배를 중시하던 전통을 넘어 가정과 일터라는 일상의 영성으로 어떻게 연결할지가 중요해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하이브리드교회는 이러한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대안”이라며 “개교회의 유지를 넘어 변화를 촉진하고 공감을 확대하고 연결하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구현할 교단적 제도적 대안은 무엇인지도 중요해졌다. 닫힌 교회가 열린 환경과 접속하면서 다시금 어떻게 한국사회의 문제와 교감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지구적 공유지의 지킴이 역할을 할 것인지도 피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한편, 이후엔 김정숙 박사(감신대)가 ‘성례전적 존재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제안하는 생태 여성신학적 우주론’, 김회권 박사(숭실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학과 교회의 좌표 지구 피조물 공동체의 왕같은 제사장으로서의 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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