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담 환화를 위한 특례대책이 국회 법안 통과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는 납세자는 최대 4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세무상담 안내문.
정부의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담 환화를 위한 특례대책이 국회 법안 통과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는 납세자는 최대 4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세무상담 안내문. ©뉴시스

국회 본회의가 다음 달 1일로 미뤄지면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을 올해에 한해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의 이달 국회 통과가 사실상 불발됐다. 정부가 정한 데드라인을 넘기게 된 것이다.

이 와중에 여야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놓고 여전히 '강 대 강' 대치를 벌이고 있어 최대 50만 명에 달하는 납세자들은 중과된 세금 고지서를 받거나 다주택자로 분류돼 세 부담이 더 커지는 등 대혼란이 예상된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올해에 한해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특별공제 금액을 기존 11억원에서 14억원(시가 20억원 상당)으로 3억원 높이기로 했다.

또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를 유예하고,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종부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완화안에 대해 "명백한 부자 감세"라며 반대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단독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법안을 상정했지만, 민주당이 불참하며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국회의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세청의 징수 행정 절차를 감안하면 이달 말에 (법 개정) 사안이 마무리돼야 사전에 안내하고 중과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 올해 기존 현행법대로 중과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약 40만 명, 부부 공동명의 재산이 있을 경우 최대 50만 명까지 중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는 납세자는 최대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세대 1주택자 중 공시가 11억~14억원 주택 보유자 9만3000명은 개정안 기준으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일시적 2주택자 5만 명, 상속주택 보유자 1만 명, 공시가 3억원 이하 지방 저가 주택 보유자 4만 명 등 10만 명도 중과 고지 대상으로 추산된다. 고령자·장기 보유 종부세 납부 유예 대상자 8만4000명, 부부 공동 명의자 12만8000명도 영향권이다.

정부가 종부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데드라인을 이달 내로 잡은 것은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례 신청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정부의 계획대로 국회를 통과했다면 국세청은 다음 달 6일 특례 신청 자격이 있는 납세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고, 16일부터 30일까지 특례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안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달 내 법 개정이 사실상 불발되면서 이 같은 절차는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법 개정이 안 되면 국세청은 안내 대상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다음 달 말에 특례 신청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최대 50만 명에 이르는 납세자들은 11월 말 특례 적용이 안 된 채 기존 과세 기준에 따라 무겁게 매겨진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들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경우 납세자는 과다 계산된 세액을 수정해 12월1일~15일에 신고해야 하는데, 종부세 계산구조가 복잡해 개인이 직접 신고·납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만큼 납세 대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이달 내 국회 통과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국회는 당초 이날 열기로 한 본회의를 미뤄 다음 달 1일 정기국회 직후 열기로 했다. 당연히 안건 처리 일정도 연기됐다.

결국 극적으로 여야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종부세법 개정안은 빨라야 다음 달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만약 여야 합의가 무산 된다면 종부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기약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민주당은 특별공제 3억원 상향은 반대하지만,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 유예와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에 대해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무 당국은 여야 합의를 거쳐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종부세법 개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징세 행정 절차에 있어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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