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건
여학생이 발견된 현장인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학교 한 단과대학 건물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18일 오후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 서 있다. ©뉴시스
(사)바른인권여성연합(상임대표 이봉화, 이하 여성연합)이 최근 ‘인하대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20일 발표했다.

여성연합은 “어린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하대 여학생의 소식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 피의자가 같은 학교에서 같이 계절학기 수업을 듣던 남학생이라는 사실은 이 충격을 더 가중시키며 우리 사회 어느 곳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두려움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고 했다.

이들은 “한편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사건과 연관시키며 남성과 여성을 또 갈라치기하려는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성혐오범죄 근절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여성가족부 존치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고 했다.

여성연합은 “이미 여성가족부와 기존의 여성단체들이 성폭력을 줄이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했음은 지난 몇 년간 발생한 사건을 통해 입증이 되었다. ‘피해호소인’이라는 전대미문의 괴단어로 피해자에 대한 n차 가해를 서슴지 않던 것은 여성가족부와 그에 기생하던 여성단체들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피해자로, 남성을 가해자로 규정한 특정 프레임으로 성폭력 문제를 보는 편협한 시각은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성별 갈등을 부추겨왔다”며 “이제 성폭력 문제를 줄여나가는 데 실효성이 전혀 없는 피해자팔이는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문제의 원인은 처벌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국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는 성폭력 범죄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고 그 해결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집중하기를 촉구한다. 바로 교육과 문화에 있어서 도덕과 윤리의 회복이라는 사회질서의 기본에 대한 자성”이라고 했다.

여성연합은 “현재 우리 사회의 성문화는 성을 즐겁게 누리는 것으로 이해되고 심지어 학교현장에서도 아이들에게 섹스할 권리를 가르치고 있다”며 “성욕은 억눌러서는 안 되는 본능이자 기본적 욕구로 가르치면서 상대방의 동의만 구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배우는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로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성욕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므로 어린 시절부터 자유롭게 누려야 한다는 교육은 성욕을 분출하여 구체적인 행위에 이르는 것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침해받을 수 없는 권리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며 “그런 맥락에서 성욕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가 된다. 그러나 본능을 절제하지 못하는 사회는 폭력과 야만의 위험성 앞에 개인을 내던져두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들은 “욕망에 절제라는 컨트롤러를 탑재시키지 않는다면 야만과 폭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제는 이러한 절제 및 그 미덕을 가르치지 않는 잘못된 교육과 그 교육이 빚어낸 잘못된 문화의 결과물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여성연합은 “성은 좋은 것이지만 건강한 성을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한 성생활을 안내하고 욕구를 절제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며 “우리 사회를 얼룩지게 하는 성폭력의 문제는 단순한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의 문제가 아니다. 통제 없는 욕구 해소를 성의 즐거움으로, 성적 권리로만 가르치는 불건전한 교육과 그 문화의 확산이 이 사회를 방종과 타락으로 내몰고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돌이켜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성폭력 문제의 원인을 오로지 남성성에 두고, 남성성 자체를 죄악시하고 이를 억제함으로써 해결하려는 방식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치부하여, 성별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며 “남성성이나 여성성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구별을 차별로 간주해 온 오류, 본능에 대한 절제와 약자에 대한 배려 등 도덕과 윤리에 대한 기초교육의 부재, 개방적인 성문화의 확산, 그리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만 집중한 편협한 인권 의식에 있다”고 했다.

또한 “유엔이 주도하고 있는 포괄적 성교육에서 가르치는 내용들, 점점 더 개방화되는 성문화 등은 성욕에게 권리를 내주고 성욕의 분출을 정당화한다”며 “그러나 절제되지 못하는 본능은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언제 어떻게 궤도에서 이탈하여 인간을 절망으로 끌고 갈지 모른다. 우리의 이제 이러한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