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길 교수
민성길 명예교수

어떤 사람이 외도를 하게 된다든지 또는 사후에 이를 수습할 때, 부끄러워하는지 뻔뻔스럽게 구는지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에 달려있다. 그런데 그런 성격은 당시에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성격은 태어난 후 성장하면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발달하는 것이다. 그 환경이란 대개 부모 또는 가정환경이다. 즉 “과거”에 부모가 어떻게 길렀는가, 또는 부모가 어떤 모범을 보여 주었는가 하는 것이 자녀의 장래의 라이프스타일을 “거의 전적으로” 결정한다.

의사가 병을 치료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성기에 문제가 생기면 의사는 그것을 잘 살펴보고 그것이 언제 어쩌다가 생겼는지 그 병력을 물어본다. 그러면 대개 진단이 나오고 치료방침이 결정된다.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의 경험은 물론 부모와 심지어 조부모대까지의 3대의 가족력을 조사한다.

마찬가지로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으면 그 역사를 알아야 한다. 고대 로마가 어떻게 번성하고 또 멸망하였는지를 알려면 그 이전의 고대 그리스와 신흥종교였던 기독교를 알아야하고, 나치스가 어떻게 번성하고 또 멸망하였는지를 알려면 근대 유럽역사를 알아야 한다. 500년 역사를 가진 조선이 왜 일제에 강점되었는지 알려면 19세기 동아시아 정세를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차별금지법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알려면 최소한 지난 3세대 동안 우리나라의 성문화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일제강점기와 6.25사변을 거치면서 서구의 성혁명적 문화가 어떤 얼굴을 하고 부산항에 상륙하였고 이후 한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알아야 무언가를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아는 것이 힘인 것이다.

1960년대에 서구에서 성혁명이 일어났다. 왜 성혁명을 “혁명“이라고 할까? 20세기 서구에서 성문화가 바뀜으로 2000여년의 서구문화가 통째로 바뀌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혁명이 성공시키고 있는 문화는 거대하다. 2000년동안 가까스로 유지해 왔던 서구의 전통 기독교 문화가 혁명된 것이었다. 20세기 후반의 성혁명은 그 전반의 러시아 공산혁명 보다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서 1920년대 소련의 볼세비키들이 실패한 것을 1960년대 서구의 성혁명이 전세계적으로 성공시키고 있는 듯하다.

그 성혁명의 파도가 바다를 건너 우리에게 밀려왔다. 그것은 서구에서도 그랬듯이 자유, 연애, 청춘, 행복 같은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지난 삼세대동안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그 성혁명에 조금씩 물들어 왔다. 지금은 그것은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인권과 지유의 이름으로 용납하는 것이 되었다.

이런 일은 일찌기 막시스트 정신분석가인 빌헬름 라이히가 1920년대 청소년들에게 프리섹스를 즐기라고 하면서 서구의 기독교 전통 문화를 뒤엎는데 앞장서라고 선동하였던 것에서 비롯하였다. 그런 혁명이 지금 한국 땅에서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이루어져 왔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나라에 전통 가족체제가 조금씩 붕괴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적 일부일처제를 옹호하지만 그들의 자녀들은 이미 캐주얼 섹스, 비혼과 혼밥에 익숙해지고 있다. “차세대”는 이미 부모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한국 사회를 섹스의 파라다이스로 혁명하고 있다.

문제는 성혁명이 이룩하고자 하는 바는 과연 파라다이스일까라는 것이다. 성혁명을 겪은지 반세기가 지난 뉴욕이나 파리나 베를린이 파라다이스인가 하는 것이다. 아니라면 왜 아닌지, 그러면 우리는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얼마나 이 혁명적 파도를 통제할 수 있을는지, 고민되는 것이다. 그 대답을 알기 위해서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즉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필자가 기고하고 있는 『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는 그 성혁명사를 살피고 거기서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1960년대 성혁명가들은 1920년대 서구 도시들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성문화의 변화를 “일차 성혁명”이라고 부른다. 과연 당시 서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계속)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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