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광주 북구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모니터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 발생을 알리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광주 북구선별진료소에 설치된 모니터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 발생을 알리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유럽 등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먼저 유행했던 국가에서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완화에 나서면서 이들 국가보다 마스크를 먼저 썼던 우리나라는 언제쯤 마스크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정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오미크론 유행 정점이 끝난 상황에서 치명률이 더욱 떨어지면 실외 마스크 해제부터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상황 개선에 따라 마스크 지침 개정을 검토 중이다. 앞서 뉴저지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욕 등 여러 주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해제하거나 이를 검토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먼저 유행한 영국과 유럽에서도 마스크를 비롯한 방역 지침 해제에 나서고 있다.

덴마크는 지난 1일자로 방역 지침 대부분을 해제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시작으로 점차 방역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마스크 의무화 해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확진자 자가격리 해제도 검토 중이다.

이들 국가는 2년 전인 지난 2020년 2월 초부터 재빨리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했던 우리나라보다 늦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더 일찍 마스크를 벗게 되는 셈이다.

각국 정부는 마스크 착용 해제의 근거로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감소와 낮은 중증화율 등을 들고 있다.

완화 움직임은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하위 변이종 BA.2 유행 확산에도 이어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00% 우세종이 됐으며, 덴마크, 인도 등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를 대체하고 있다.

덴마크의 한 연구에 따르면 BA.2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력이 1.5배 높다. 영국에서는 BA.2의 가정 내 전파 속도가 오미크론 변이보다 3%가량 더 빠르다는 연구도 나왔다. 단, 중증화율에 대해서는 아직 분석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0일(현지시간) 연방 관공서와 공공건물에 적용되는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가 이르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유럽 국가들과 달리 국내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유행 규모가 증가세여서 함부로 완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유행이 급증하면서 사회필수기능이 마비됐고 그로 인한 위중증과 사망 피해도 여전하다"면서 "우리 역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려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2일까지 사흘 연속 5만명대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일주일 전 2만~3만명 수준보다 두 배가량 많은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으로 최대한 확산을 억제하고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염력으로 유행 정점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당초 이달 말 하루 최대 17만명이 확진돼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는 현재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다음 달 초 하루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이번 유행의 정점이 지날 때까지는 기존 방역 수칙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오미크론 변이 특성에 기반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마스크는 가장 효과적인 방역 수단으로 꼽는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줄이는 역할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이미 유증상 감염 예방효과가 크게 감소한 백신이 유일하다"며 "마스크 착용 이외에 나머지 두 가지 효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치명률이 계절 독감보다 2배 이하로 낮아지면 실외부터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지난달 31일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오미크론 위중증률은 0.42%, 치명률은 0.15%다.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지만, 독감 추정 치명률 0.04~0.08%보다는 2~3배 높다.

정기석 교수는 "독감의 2배 이하로 치명률이 떨어지면 실외부터 조금씩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실내 해제는 무리"라며 "미접종자에서 치명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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