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이 아프가니스탄 발크 지역에서 운영하는 이동식 보건소
세이브더칠드런이 아프가니스탄 발크 지역에서 운영하는 이동식 보건소. 뮤악(MUAC) 밴드로 아동의 영양실조 여부를 진찰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 구호 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가니스탄의 위기 상황이 심화됨에 따라 자체 긴급구호 등급을 가장 심각한 단계인 1급(Category 1)으로 격상하고 대규모 인도적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20만 달러, 한화로 약 2억 3천 570만 원가량을 지원한다. 지난달 50만 달러 긴급지원에 이어 7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정도로 아프가니스탄의 위기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분석한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올겨울 아프가니스탄 아동 1,400만 명을 포함해 국민 2,280만 명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수도에서 18개월부터 8살까지의 남매 여덟 명이 부모가 질병으로 사망한 뒤 홀로 남겨지면서 굶주림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프가니스탄은 가뭄, 분쟁, 경제 붕괴의 삼중고로 아동과 가족이 위험 지대로 들어서고 있다. 생존을 위해 살림살이를 내다 팔거나 일감을 찾아 아이들을 거리로 내보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식용유, 밀, 쌀의 가격이 지난 1년간 55% 급등하며 많은 가정에서 음식을 구하기 어려워진 탓에 전례 없는 식량 위기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내년부터 아프간 국민의 97%가 빈곤선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카불에 거주하는 굴파리(35세, 가명)는 아프간 내 경제 체제의 마비로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의 수입이 끊기면서 네 자녀의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남편이 하루빨리 일거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식사 횟수를 줄였지만 먹을 수 있는 건 빵 밖에 없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울면 쌀을 구해다 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자 몇 알을 삶는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녀의 가족은 세이브더칠드런의 긴급 영양 서비스를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최근의 정치적 혼란 이전부터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심각한 기아를 겪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연내 5세 미만 아동의 절반가량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아프간 아동의 생존을 위해서는 영양실조 치료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아프가니스탄 사무소장 크리스 니아만디(Chris Nyamandi)는 "끝을 모르는 고통이 아프간 아동을 엄습하고 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전쟁의 고통에 이어 이제는 역사상 최악의 기아 사태를 직면했다. 현장에는 이미 절박한 상황이 진행 중이다. 빵 부스러기밖에 먹지 못한 수많은 어린아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지칠 대로 지쳐 병원을 찾아오고 있다. 겨울이 찾아오면 더 큰 위기가 우려된다"라며 "아프간 아이들이 이 위기와 싸워 이기기 위해선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생명을 살리는 긴급구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원이 계속되기 위해선 각국 정부가 나서서 공여금 규모를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9월 14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도시 칸다하르에서 활동을 재개한 이후 카불, 사르이폴 등 주요 9개 도시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급성 영양실조를 겪는 아동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보건 영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월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978명을 포함한 3,527명에게 보건 영양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이번 긴급구호 등급의 격상으로 2022년 말까지 아동 112만 2,021명을 포함한 219만 8,443명을 지원할 계획을 수립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활동하는 국제 구호 개발 NGO로서, 1976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아동과 가족의 생명을 살리는 활동을 추진해왔으며, 보건 영양, 교육, 아동 보호, 생계 지원 서비스를 통해 2020년에만 160만 명이 넘는 아프가니스탄인을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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