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법학회 제27회 학술세미나
한국교회법학회 제27회 학술세미나가 진행되는 모습. ©노형구 기자

(사)한국교회법학회(대표회장 이정익 목사, 이사장 소강석 목사, 학회장 서헌제 교수)는 30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건강 가정의 회복과 교회’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먼저 강대훈 교수(개신대, 신약학)는 ‘건강가정, 가족에 대한 신학적 고찰-신약성경에 나타난 가족의 가치와 규례’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복음서에서 하나님 나라 도래로 예수는 제자의 요건으로 가족을 미워하고 버릴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가족이 충돌된다면, 가족은 이차적인 가치가 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가족을 복음 사역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신 것은 결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예수께서 제자 공동체를 구성하고 훈육하는 단락에서도 가족의 회복에 관심을 두셨다”며 “거라사의 광인(눅 8:26-39), 혈루증 앓던 여인(눅 8:43-48), 귀신들린 아이의 치유(눅 8:37-50), 열두 살 소녀의 살아남(눅 8:49-56) 등 공관복음서에서 예수는 가족 구성원의 고통에 참여하시고 그 문제를 해결하셔서 가족을 위로하셨다”고 했다.

특히 “예수는 거라사 광인이 치유받은 뒤 요청한 제자의 길을 거부하시고, 그를 가족에게 선물처럼 돌려보내셨다. 열두 제자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다니는 게 제자의 길이 아니라, 가정에 돌아가는 것도 예수의 은혜를 갚은 제자의 길”이라며 “공관복음의 치유사건들은 가족 구성원(딸, 아들 등)의 회복을 통해 가족을 위로하고 회복하는 예수의 관심과 긍휼을 묘사한다. 예수께서 실현하신 하나님 나라는 가족을 수단과 도구로 삼는 게 아닌, 가족을 회복하는 나라”라고 했다.

이어 구병옥 교수(개신대)는 ‘가정의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가정의 위기다. 전통적 가정은 해체되거나 붕괴되고 있고, 그리스도인 가정도 똑같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성경적인 결혼과 가정에 대한 이해는 심각히 도전받고 있고, 높은 이혼률과 자살률 등은 한국 가정의 위기를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가정은 하나님의 창조물이기에 사회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가정을 만드신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있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교회는 성장제일주의라는 전통적 목회 패러다임에서 탈피하고 성경적인 가정사역을 통해 가정 회복에 나서야 한다.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역동적 소그룹을 통한 가정사역이 있다”며 “첫째, 소그룹은 말씀공동체여야 한다. 주일 설교말씀을 소그룹 모임 시간에 찬찬히 반복해 듣고 삶에 적용된 나눔을 갖는다. 말씀 듣기와 더불어 삶에 대한 적용이 동반된 소그룹 교제는 가정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또 “둘째, 소그룹은 죄 고백과 지지공동체여야 한다. 이런 지지적 모임에서 성도들은 마음의 빗장을 열고 죄를 고백한다면,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존 오트버그 목사는 죄를 고백할 때 동일한 죄를 반복할 가능성을 줄인다고 했다”며 “셋째, 소그룹은 직면 공동체여야 한다. 죄를 고백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이 신뢰하는 소그룹 구성원들의 권면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심리 치료공동체를 통해 ‘부정적인 행동, 사고, 감정 패턴을 변화시키는 효과’와 유사하다. 넷째, 소그룹이 교회 사역의 우선순위에 있어야, 가정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교회법학회 세미나
세미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교총

다음으로 현숙경 교수(침신대)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에 스며있는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건강가정기본법(건가법)은 90년대부터 이혼율 증가·결혼 해체의 급증·출산율 급락·가족갈등 악화 등 대두된 가정의 위기를 국가차원에서 대책마련과 건강성 증진을 위해 제정됐다”며 “(하지만) 지난해 남인순·정춘숙 의원이 발의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사실상 서구의 급진적 페미니즘에 뿌리를 둔 한국 여성학계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성학계는 기존 건강가정기본법이 가부장제를 강화해, 가정을 건강하게 회복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들은 이혼율 증가·출산율 저하 등 가족의 위기가 남성 중심적 가족의 와해 징후로서 이를 발판삼아 새로운 가족개념을 모색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것이 반영된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혼인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 명시’(제8조 1항), ‘태아의 건강보장’(제8조 2항)을 완전히 삭제했다. 페미니스트들에게 혼인과 출산은 가부장제를 견고히 하고, 여성을 관리하거나 억압하려는 제도로 이해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기존 법안 제9조 1항에서 명시된 ‘가족해체 예방’ 조항의 삭제도 페미니스트들이 가정의 위기를 가부장제의 해체로서 오히려 필요한 변화라고 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며 “이들은 출산율 하락과 이혼율 증가의 위기는 가부장제에 있다며, ‘건강가정’이라는 용어가 오히려 가부장제를 기초로 한 가족제도를 더욱 강화시킨다고도 봤다”고 했다.

그러나 “건강가정 개념은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처럼 차별을 조장하려고 특정 가정의 형태를 강조한 개념이 아니”라며 “가족 구성원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목적 하에 사용된 개념이다. 특정한 형태가 아니라 하나의 지향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계는 가부장제에서 이탈돼 혼인·출산·양육의 조합 중 하나 이상이 깨진 생활공동체를 포용하자는 주장을 내세워 건가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옹호한다”며 “하지만 기존 법안이 한부모 가족, 노인단독 가정, 장애인 가정, 미혼모 가정 등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가정에 대한 지원을 명시했고, 현행법을 통해 이미 시행 중”이라고 했다.

현 교수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 포용성 이면엔 도덕적 와해 관점이 내포됐다. 기존 가부장제를 유지 및 강화시키는 요소가 바로 도덕적 규범이기 때문”이라며 “가령 동거 커플, 동성 커플, 비혼 출산 가구 등 보편적 도덕규범에 어긋난 공동체까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용하자는 발상이다. 이는 이번 개정안에서의 ‘가족’ 개념규정 전면 삭제를 통해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가족’ 개념의 삭제는 사실상 전통적 가족의 테두리를 와해시키려는 급진 여성주의사상의 표현”이라고 했다.

명재진 교수(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도 건가법 개정안에 대해 “현행법제에서 사실혼과 법률혼을 구별하는데, 남인순 의원 개정안이 가족개념을 삭제함으로 사실혼과 법률혼을 동등하게 다루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다른 것을 같게 다뤄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됐다”고 했다.

또한 “개정안 2조에서 가족의 형태를 이유로 차별금지를 명시했다. 이는 차별금지법을 개정안에 도입한 것으로서, 동성애·동성혼 합법화를 관철시키려는 전방위적 입법시도 중 하나”라며 “헌법상의 ‘인간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하는 가족제도’(헌법 제36조 제1항)를 버리고 가정해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명백한 위헌 입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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