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유월절을 엿새 앞두고 예수님이 죽음에서 살리신 나사로가 사는 베다니 마을에 들리셨습니다. 환영하는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오늘도, 교회가 언제나 예수님을 모시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천국 잔치를 벌이는 자리가 되게 하옵소서. 그때에 마리아가 매우 값진 나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았습니다.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향유를 아낌없이 쏟은 마리아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예수님께 값비싼 나드를 부었습니다. “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린 막달라 마리아 본받아서 향기론 산 제물 주님께 바치리. 사랑의 주 내 주님께.”

조심스럽고 아주 신중하게 향유를 부었습니다. 참된 비전이란 예수님의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생각을 공유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비전을 나의 비전으로 안고 싶습니다. 삶이 새롭게 태어나게 하옵소서. 마리아는 항상 예수님 앞에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못 박히실 것을 벌써 알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자기가 아끼는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 머리부터 발끝까지 향유를 붓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는 미래상을 가졌습니다. 예수님의 생각하며 소망을 안고 땅끝까지 주님의 증인이 되는 비전을 갖게 하옵소서. 마리아의 비전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향유를 팔았더라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을 터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가룟 유다가 투덜거렸습니다. “그대로 두어라. 그는 나의 장사 날에 쓰려고 간직한 것을 쓴 것이다.”(요12:7)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같이 있지만,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와 같이 계시지 않습니다. 거룩한 낭비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십자가 비전을 알고 있었습니다. 생명을 바쳐서 상처받은 영혼들을 구원할 큰 비전을 품게 하옵소서. 마리아가 마음을 다해 그리스도의 몸에 향유를 부어 장사를 미리 준비한 것 같이 유월절 어린양이 되시어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지극히 사랑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21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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