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나엘이 이르되 어떻게 나를 아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보았노라 (요1:48).

김갈렙 목사
김갈렙 목사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시, 김순애 곡의 ‘4월의 노래’이다. 보통 사람들이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정도까지를 기억하는 것 같다. 얼마 안 있으면 목련꽃이 필 것이고 4월이 올 것이다. 베르테르는 괴테의 서한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말하는 것 같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1774년에 간행되었는데 괴테가 자신의 체험과 한 사건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내용은 이렇다. 젊은 변호사인 베르테르가 상속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어느 마을에 왔다가 로테라는 여성을 알게 되고 그녀를 열렬히 사랑한다. 하지만 로테에게는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안 베르테르는 공사의 비서가 되어 먼 나라로 떠난다. 베르테르는 세상 잡무와 공사의 관료 기질에 반항하다가 파면되고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하여 다시 귀국한다. 로테를 만나고 새로운 가정을 꾸민 로테가 그를 따뜻하게 보살피지만 그의 고독감은 깊어지고 마침내 그는 권총 자살을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이 책의 유행으로 많은 젊은 세대들이 자살을 하였다. 이 책이 얼마나 유행하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는지 나폴레옹도 이 작품의 애독자로서 진중에서도 휴대하면서 되풀이해 읽었다고 할 정도이다.

아마도 박목월 시인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책을 읽고 많이 공감을 한 모양이다. 그래서 베르테르의 심정을 알고서 이 시를 쓰지 않았는가 싶다. 하지만 그의 시는 비관적이진 않는 것 같다. 사랑을 품고 꿈과 무지개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꿈과 무지개를 소유하고 생명을 노래하는 4월을 맞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목련꽃 그늘 아래서 이루어질 수 없는 연인 간의 사랑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목련꽃 그늘 아래보다 무화과나무 아래로 가라고 추천하고 싶다. 무화과나무 아래는 무엇을 말하는가? 무화과나무 아래는 목련꽃 그늘 아래와 어떻게 다른가?

예수님의 제자 나다나엘은 예수님이 초기에 부른 다섯 제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다섯 제자 중에 마지막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베프인 빌립이 그에게 와서 들떠서 구약성경이 약속한 바로 그분 나사렛 예수를 만났다고 말했다. 나사렛 예수라는 말에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리스도의 탄생지는 베들레헴이라고 구약성경에 명기되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예수님을 자세히 몰랐던 빌립은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그는 똑똑한 친구 나다나엘에게 “와서 보라”라고 말한다. 이때 나다나엘이 예수님께 나오자 예수님은 그를 간사할 것이 없는 진정한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칭찬하신다. 간사할 것이 없다는 것은 진실한 사람이란 뜻이다. 그러자 나다나엘은 어떻게 자신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때 하신 말씀이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내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너를 보았노라 하신 말씀이다.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 무화과나무는 포도나무와 함께 이스라엘에서 유명한 나무다. 무화과나무의 특징은 크고 그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에서 사람들은 주로 무화과나무 아래 모여서 쉬거나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한다. 우리나라로 하면 정자나무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어쨌든 나다나엘은 아마도 무화과나무 아래서 홀로 명상을 하고 기도를 했던 것 같다. 그가 무슨 생각, 무슨 기도를 하였을까? 그것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기도를 한 것 같다.

이런 그를 예수님은 신성으로 아신 것이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우리는 막연한 감성주의와 슬픔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무화과 나무 아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찾을 수 있고 그것을 지켜보신 생명의 주님을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목련꽃 그늘과 달리 무화과나무 아래는 진정한 생명을 잉태하는 곳이며 진정한 꿈과 무지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다. 생명의 4월을 기다리며 우리가 무화과나무 아래로 가서 하나님의 러브레터인 성경말씀을 읽고 하나님께 러브레터를 써보자. 기독청년 파이팅~

김갈렙 목사 (UBF 세계선교부장)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갈렙 #UB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