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누구나 과거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내가 그리워하는 과거는 내가 살지 않았던 시간들에도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이런 정서를 설명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아네모이아(Anemoia)"다. 이 단어는 우리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가리킨다. 해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서점에 등장하는 미래도서가 있다. 김난도 교수를 비롯한 집필진이 출간하는 새해 소비트렌드를 소개하는.. 
복수의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맞설 것인가
요즘 대중문화는 유난히 ‘복수’에 관대하다. 드라마 모범택시가 보여주는 대리 복수는 통쾌하다. 법이 외면한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를 응징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는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쾌감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그것은 이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질문의 다른 이름이다. “정의는 과연 작동하고 있는가.” 복수 대행 서비스가 허구에 머물지 않고 강한 공감을 얻는 이유는 분명하다. .. 
목마름, 그 바다-자유여행에 관한 단상
내겐 늘 여행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그것은 바다에 대한 그리움에 닿아 있다. 어릴 적 바다가 있는 고향에서 자란 까닭인지, 가덕도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맞은 가을과 겨울의 남쪽 바다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대학 시절, 부산에서 강릉까지 이어진 동해안 해안도로 위에서 처음 본 그 바다의 넓고 짙은 빛깔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풍경은 늘 나를 불러왔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죽음이라는 긴 그림자
A와 B는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였다. 초등학교 시절, 같은 교실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서 쌓인 우정은 단단했고, 서로의 존재는 의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중학교 시절,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으로 균열을 맞는다. A는 B의 오빠에게 B와 함께 과외를 받으며 조용한 동경을 품게 된다. 그것은 말로 꺼내지 못한 첫사랑이었고, 스스로도 감.. 
힘의 논리가 지배할 때, 문명은 어디로 가는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행동, 특히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목표로 한 무력 개입 논란은 단순한 외교·군사적 사건을 넘어 오늘날 세계 질서의 근본을 묻는다. 이 사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포위 압박과 함께, 강대국이 자국의 이익과 영향권을 앞세워 국제 규범을 선택적으로 해석하는 현대 패권주의의 노골적 귀환을 보여준다... 
나의 베다니는 어디인가?
세상은 갈수록 빛의 속도로 흘러간다. 사람들은 마치 기계의 한 부속품처럼 살아간다. 정해진 리듬에 맞춰 기계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우리는 자신을 잃어간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은 점점 사라진다. 자기 인식은 흐려지고, 정체성은 희미해진다. 개인만이 아니다. 국제 질서도, 세계 경제도 방향을 잃은 채 그저 흘러간다... 
청년의 위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수년 전 평택 고덕지구 삼성반도체 캠퍼스를 방문한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최첨단 설비와 거대한 규모보다 더 큰 울림을 준 것은 그곳을 가득 메운 청년들의 얼굴이었다. 현장에서 들은 설명에 따르면 삼성 정직원만 약 2만 명, 협력업체와 파견 인력까지 합치면 7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일하고 있었다. 당시 제3공장이 건설 중이었고, 현재는 제4공장까지 가동 중이니 지금은 10만 명에 가까운 청년 .. 
문화도시 평택으로의 도약
2025년 12월 18일. 이 날은 평택이 산업도시의 외피를 넘어 문화도시로 새롭게 도약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 그동안 평택은 삼성 반도체가 자리한 세계 반도체 산업의 요충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가 있는 군사도시, 국내 대표 수소도시, 그리고 인천항의 1.5배에 달하는 물동량을 자랑하는 평택항을 품은 산업·물류 중심 도시로 인식되어 왔다... 
상실을 넘어 성장으로
수와이 신지 감독의 일본 영화 「이사」(원작 소설 영화화·1993)는 초등학생 렌이라는 한 소녀의 시선을 통해 ‘부모의 이혼’이라는 현실을 담담하지만 깊이 있게 그려낸다. 3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바라보면, 단순한 성장기 드라마가 아니라 이혼이 어린 마음에 어떤 상처를 남기고, 또 어떻게 성장을 통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한 기록처럼 읽힌다... 
홍콩의 비통함
현역 목회 시절 처음으로 맞은 안식년에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떠났던 일이 아직도 선명하다. 돌아오는 길엔 직항이 없어서 홍콩을 경유해야 했다. 하루 묵는 김에 홍콩 중심가의 YMCA 호텔에 머물렀고, 다음날 아침 서울의 남산과 비슷한 언덕에 올라 도시를 바라보았다. 초고층 빌딩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고, 바다와 항구를 중심으로 화려하게 펼쳐진 스카이라인은 그 자체로 홍콩의 자부심처럼 느껴졌다. .. 
누리호가 쏘아올린 감동
제4차 누리호 발사는 단순히 로켓 하나가 우주로 솟아오른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우주항공 역사의 한 장면이자, 과학기술이 국민적 기쁨과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살아 있는 증거였다. 발사체가 점화되는 순간, 많은 국민이 TV 화면 앞에서 숨을 삼켰고, 발사대에서는 수년간 연구와 실험, 실패와 재도전을 겪어 온 연구원들의 긴장과 초조가 절정에 달했다... 
미래세대에게 고함
요즘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 어른들의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명문대에서 잇달아 드러난 ‘AI 커닝’ 사태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교육 신뢰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음이다. 연세대의 비대면 시험 부정 의혹, 고려대의 오픈채팅방 답안 공유, 서울대의 AI 유사문장 적발로 인한 전체 재시험 등은 “성적은 실력을 증명한다”는 가장 기본적 약속이 위태로워졌음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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