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광 목사
소리엘이 부른 ‘위로송’을 작사·작곡한 오세광 목사가 최근 ‘말씀대로 찬양’ 앨범의 두 번째 싱글 ‘내 안에 넘쳐나도록’을 발표했다. ©오세광 목사 제공

소리엘이 부른 ‘위로송’을 작사·작곡한 오세광 목사가 최근 ‘말씀대로 찬양’ 앨범의 두 번째 싱글 ‘내 안에 넘쳐나도록’을 발표했다. 피아노와 목소리 이 두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담백한 곡의 구성과 고백적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 노래를 만든 오세광 목사와 인터뷰 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벨트워십(Belt Worship) 오세광 목사입니다. 벨트미션커뮤니티라는 단체를 만들어 교회와 교회를 선한 동기로 묶는 ‘벨트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중에는 동력이 충분한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잖아요. 모든 교회들을 그렇게 묶을 수는 없겠지만, ‘목회자 북클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성격이 다른 교회들을 하나로 묶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음악 혹은 찬양이라는 도구로 묶는 사역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말씀대로 찬양’이라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 이번 앨범 ‘말씀대로 찬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저는 교회 안에서 찬양 사역을 해 왔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항상 설교자를 서포트하는 것이 저의 주된 사역이었습니다. 그 주의 설교 말씀이 좀 더 성도들의 마음에 오래 남길 바라며, 설교 주제에 맞게 찬양 선곡도 하곤 했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 자신 마저도 설교 내용을 쉽게 잊어 버리게 되는데요. 그래서 어떤 때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예화만 기억나거나, 말씀을 대언하시는 설교자만 각인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찬양 사역자도 마찬가지예요. 예배 인도자나, 찬양팀이 탁월하면 탁월할 수록 그 날 임재하신 하나님을 묵상하기보다는 예배의 분위기나 찬양 사역자가 오래 남은 후유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찬양 사역자가 ‘스타’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가능하면 설교자보다 ‘말씀’이 더 각인되고, 찬양 사역자보다 ‘말씀에 철저하게 입각한 찬양’이 남는 예배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정기예배가 바로 벨트워십(Belt Worship) ‘말씀대로 찬양’ 예배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주 설교자가 한 편의 설교를 회중들에게 선포하듯이, 매주 그 날의 예배에 맞는 새로운 곡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드리는 예배는 따로 설교 시간은 없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예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선포되거든요. 그것이 ‘공동체 성경 읽기’라는 PRS(Public Reading of Scripture) 운동과 설교를 대체하는 ‘말씀대로 찬양’을 통해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형식의 예배를 만들다 보니, 제가 설교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매주 한 곡씩 곡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죠. 사실 새롭게 만들거나 예전에 만든 곡들에 말씀을 덧 입혀서 재해석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매주 만들어진 곡들을 매달 한 곡씩 음원을 만들어서 한국교회에 소개해 보자고 시작된 것이 이번 앨범의 출발이 된 것입니다.”

- 근황을 나눠주세요.

“요즘 저의 삶은 매우 단순합니다. 지역교회 사역 중심이 아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요. ‘말씀대로 찬양’ 예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설교 한 편 만들 듯이 매주 한 곡씩 새로운 곡을 창작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더라구요. 거의 매일 저녁 제 작업실(집 문칸방)에서 영감이 떠오르던 그렇지 않던 일단 엉덩이 붙이고 피아노 앞에 앉아 있어야 곡이 나오더라구요. 어느 날은 꼬박 밤을 새기도 하고 어느 날은 단 몇 십분 안에 곡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거의 매일 이 단순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치 설교자들이 매일 그 주 주일에 설교할 본문과 씨름하듯이 저도 성경책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오세광 목사 말씀대로
‘내 안에 넘쳐나도록’ 싱글앨범의 재킷. ©오세광 목사 제공

- 이번 곡을 작업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나눠주세요.

“사실 이 번 곡 ‘내 안에 넘쳐나도록’은 이렇게 노래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부른 것 같지 않았거든요. 피아노 연주와 편곡으로 수고해준 이기연 자매가 ‘좀 세련되게 불러봐요 목사님!’ 하면서 8분 음표 보다는 16분 음표를 꾸며 만들어 줬는데, 저에게는 상당히 어색한 작업이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저는 사실 소리엘 선배님 세대거든요. 8분 음표로 부르는 게 입에 딱 붙는 스타일이라서요(웃음). 그래서 이 곡을 빼려고 했었습니다. 제가 만든 곡 같지가 않아서요. 그런데 내가 부른 것 같지 않은 곡 해석이지만, 말씀 자체에 힘이 있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부르든, 어떻게 편곡이 되든 그것은 2차적인 것 같아요.

목숨 걸고 사역하느라 방전되는지도 모르게 살아갔던 엘리야에게 마음과 삶을 정리하고 정돈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저에게도 이 노래를 부르고 듣고 노래하는 시간들을 통해 제가 사역하면서 받은 상처와 영적인 스크래치들이 회복되는 것을 느낍니다.”

- 요즘 CCM계와 크리스천 문화를 보며 드는 생각을 나눠주세요.

“믿음의 형제들이 딱히 누릴 것이 많지 않은 시대라는 생각은 듭니다. 주일에 일찍 교회에 가서 주일학교 봉사하고, 찬양대 하고 말이죠. 그나마 공동체가 좀 커야 청년대학부 예배가 따로 있으니, 기독인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는 젊은이나, 중년이나, 아이들이나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음악이라도 좀 다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마저도 찬양 사역의 현장을 사실 떠나 있었거든요. 나이가 지긋이 들어서도 끝까지 교회 내에서 사역이 보장되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늦게까지 목회자로 사역을 하려면 찬양 사역자보다는 설교자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찬양 문화라는 것도 2~30대를 위한 사역 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제가 나이 50이 되어서 정기 찬양예배를 다시 시작한 것도 장년, 혹은 중년들이 깊이 예배할 수 있는 찬양 문화가 없다는 자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이 환호하는 유명한 찬양단체들을 볼 때 솔직히 부럽습니다. 그 일에 전적으로 헌신된 젊은이들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예요. 그들이 부르고 예배하는 곡들이 제게는 너무 좋고, 은혜가 되지만, 대부분의 중장년들이 여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더 많이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EDM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못하지만, 저희 팀원 중에는 이 비전을 가지고 있는 지체가 있습니다. 20대, 30대 각 연령대에 맞게 문화적 옷을 입을 수 있도록 교회도 배려하고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서울 경기 지역이 아닌 세종에서 매주 찬양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채 묵묵히 지방에서 한 달에 한 번이든, 매주든 부르심을 따라 예배 모임과 문화적 시도를 하는 사역자들이 꽤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시도들이 마침내 다시 한 번 크리스천 문화의 꽃을 피우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오세광 목사
©오세광 목사 제공

- 찬양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소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힘든 고난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 그 고통의 터널이 끝나길 소망하는 것처럼, 성도의 삶은 사실 고난의 연속이거든요. 우리를 거룩하게 만들어 가시려는 그분의 의도가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들을 이런 저런 훈련들을 통해 단련하시고 연단하십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고통스럽죠. 그러나 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상급이 있다는 것이 성경 말씀의 기본 메시지이기 때문에 이 말씀을 통해 만들어진 곡들로 하나님의 소망, 하늘의 소망, 정결하게 되는 소망, 이런 소망을 품게 만들고 싶습니다.”

- 끝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희 벨트워십과 ‘말씀대로 찬양’을 기억해 주시고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또한 세종에 오실 기회가 있으시면 금요일 저녁 8시 저희와 함께 예배하면 좋겠습니다. 매주 예배드리거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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