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이 어려운 기간을 통과해 나갈 때 부활절은 우리에게 종말론적인 소망을 가져다 준다.

이번 부활절에 미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교회 예배당에서 공개적으로 예수의 부활을 마음껏 축하할 수 없었다. 이는 미국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부분 교회가 기독교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부활절에조차 예배드리는 것을 금지당했다.

이 가운데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며,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인가. 12일(현지시간) 크리스천포스트는 미국 신학자들과의 인터뷰와 설교를 통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 가운데 하나님께서 이 세계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우리가 알아야 하는 그분의 뜻은 무엇인지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뉴라이프교회(New Life Church) 글렌 패키엄 목사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박해받는 교회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함께 모일 수 없고 교회와 예배의 제한 등은 현재 박해받는 교회에서는 매주 일어나는 일”이라며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통해 조금이나마 박해받는 교회들의 고난을 직접적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더 연대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기독교인들은 보통 무엇이 자신에게 일어났는지에 근거해 사건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반드시 ‘마지막 때’(end times)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누리는 삶의 편안함이 도리어 영적인 생명과 삶을 망칠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 편안함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실제로 무엇을 소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과 힘을 잃어버리게 한다. 로마서 8장 사도 바울의 말처럼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현재가 아닌 항상 미래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키엄에 따르면, 안락한 삶을 영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망이란 ‘평화의 의미’로서 왜곡돼 있다. 미국 워십 리더들의 찬양을 분석한 그는 “그들이 찬양하는 소망을 살펴보면, 그들의 소망이 대부분 현재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의 사치라 생각한다. 매우 평온한 현재를 누리고 있을 때에 현재 순간을 노래함으로써 소망을 찾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미국 남부에서 유래된 미국의 다른 깊은 전통인 노예들의 고난의 영성과 비교하며, 이들의 찬양은 항상 미래를 향한 소망으로 가득차 있었다고 덧붙였다.

패키엄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어려운 기간을 통과해 나갈 때 부활절은 우리에게 종말론적인 소망을 가져다 준다. 설령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이 사악한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모든 인류가 다 죽는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죽음을 넘어선 부활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하게 만든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보이지 않는 소망을 미리 바라볼 수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피츠버그 성공회 교구의 도지 맥코넬 주교는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현 상황에 대해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 가슴 속 깊은 곳에 우물을 파고 계시는 중”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지금이 광야의 시기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광야가 어디로 이어질지, 광야를 통과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시간이다. 이런 때 일수록 하나님은 우리에게 ‘갈망’이라는 고되고 힘든 선물을 주신다. 이 갈망은 우리가 있는 곳을 넘어선 다른 장소에 대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갈망을 우리에게 넣어 주셨기에 또한 반드시 이를 채워주실 것이다. 마치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 그리고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예수님께 하셨듯이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많은 방법들을 통해 일하시고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광야의 기간 동안 당신의 말씀으로 깊이 채우길 원하시는 것은 아닐까.  고난의 기간을 잘 견디어 나가면 당신의 자녀인 우리들을 반드시 영화롭게 하실 거라 믿는다”고 설교했다.

한편, 위의 견해나 해석과 달리 미국 정부에게 주어진 권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한 페이 보셸은 ‘American Thinker’ 매거진에서 “부활절 기간 교회를 폐쇄하고 기독교인들의 모임을 금지하는 정부의 정책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구약과 신약 모두를 통해 하나님께 반드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것을 믿는 이들이다. 또한 예배는 혼자가 아니라 공동으로 함께 드린다.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 모두는 예배가 영적인 생명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보셸은 “교회를 폐쇄하고 있는 세속적 국가는 사실상 금지령을 선포하고 강요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채로 무서운 선례가 세워진 것이다. 이번에 교회가 폐쇄된 근거는 공중 보건을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다음번엔 국가는 이를 반영해 복음적인 메시지와 기독교 윤리가 국가의 번영과 발전에 방해가 되며 위험이 된다고 결정할 것인가? 그동안 진보적인 세속주의자들은 기독교 자체를 진보의 장애물로 여겨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교회가 폐쇄된 정책에 대해 열심히 고민해야만 한다. 이의 일환으로 이번 주말에 회중이 참여하는 예배를 드림으로써 정부의 정책을 비폭력적으로 항의하는 방안이 있다. 참여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함께 할 수 있으며 다만 이를 꺼리거나 몸이 약한 사람들은 집에서 머물며 멀리서 예배를 드리면 된다. 그러면 회중들의 건강을 위해 합리적인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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