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신광엘리베이터(주) 회장

고객 만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승강기 보수업계의 탄탄한 기반을 세운 신광엘리베이터(주) 김선태 대표회장을 만났다.

한국 1호 엘리베이터 박사

청년 시절의 그는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곧바로 사회에 진출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면서도 배움에 늘 목말랐던 그는 독학으로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고, 졸업장을 갖기 위해 회사에 다니면서 방송통신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5년 만에 경제학사를 취득했지만, 그의 도전정신과 배움에 대한 열정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아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승강기 유지보수에 관한 논문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승강기 유지보수업체를 경영하는 처지에서 '승강기 기술에 관한 전문지식 외에도 뭔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품질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국내에 선행연구가 부족했던 탓에 어려움이 컸고, 컴퓨터도 서툴러 남들보다 두세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또 나보다 어린 교수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점도 쉽지만은 않았지요."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당당하게 해냈다. 그의 이런 도전 정신은 회사 설립 당시에도 빛을 발했다.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되다

1993년 신광엘리베이터를 설립하기 전 그는 건설업체의 주택사업부에 근무하며 아파트 하자 관리를 담당했다.

"사실 그 당시엔 승강기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승강기 유지보수업체도 드물었고.... 회사 퇴직 후 건물 종합관리업체를 운영해볼까 하다가 단일 품목으로 전문성을 강화해 승부수를 띄우자고 생각해 승강기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거지요. 하지만 승강기 시장이 이렇게 어려운 곳인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당시 보편화 되지 않았던 승강기 유지보수 전문 직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김 회장은 다니던 건설회사를 그만둔 얼마 후 1993년 신광엘리베이터(주)를 설립했다. 하지만 이듬해 1994년 의사로부터 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항암치료도, 약물치료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김 회장이 선택한 것은 '일'이었다. 위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은 상태라 하루 세끼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몇 번에 나누어 먹으면서 사업에만 몰두했다. 병에 대한 스트레스보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많을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성공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념이 있었기에 뒷일을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위 절개수술을 받고 오랜 투병 생활 끝에 기적적으로 완치됐습니다. 그때 나를 지탱해줬던 게 바로 긍정적 사고와 목표 의식이었어요.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의지가 다시 나를 살렸지요. 그 목표가 바로 박사학위 취득이었습니다. 그래서 병도 낫고 나 자신도 회복된 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 큰 어려움을 겪으며 깨닫는 것이 바보스럽지만 약점을 발판으로 삼아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성공비결은 틈새시장 공략

승강기 시장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경쟁 업체보다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이 연구했다. 특히 당시에는 승강기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서는 대기업에서조차 관심이 없었던 터라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제조업과 보수업의 틈새를 이용해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3년 만에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10억짜리 오더를 따내기도 하면서 관련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승강기 리모델링 사업은 제가 처음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때만 해도 차가 고장나면 새 차를 사듯 승강기도 고장나면 새것으로 바꾸는 것밖에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 후 리모델링 사업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대기업마다 리모델링 사업부를 갖추게 되었어요."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보수실명제와 전산화 시스템 도입으로 '안전 또 안전'

승강기 보수 사업의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김 회장이 선택한 것은 '보수실명제'다. 승강기는 물론 고객의 안전까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승강기를 관리하는 사람의 이름을 스티커에 적어 붙여 놓은 것이다.

"다른 업체가 관행적으로 점검했던 것을 우리는 보수실명제를 도입해 관리하고 점검했더니 고객들에게 안전감과 신뢰감을 줄 수 있었어요."

또 하나는 신광엘리베이터가 수년에 걸쳐 자체 개발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프로그램 솔루션이다. 승강기 이력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회사마다, 기종마다 다른 수십만 개의 부품을 모두 전산화해 관리하고 있다. 2008년에는 안전관리 부문 국무총리 표창장을 받았고, 2013년에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승강기 보수 품질 우수업체'로 선정되었다.

회사보다 직원이 먼저

사업이 한창 번창했을 때는 순수한 보수직원만 70명이었다. 그러나 늘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등을 돌린 직원이 근처에서 같은 사업을 시작해 거래처와 현장을 많이 빼앗겼다. 그럴 때마다 김 회장은 "크리스천으로서 믿음을 가진 사람이 먼저 직원에게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를 배신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 역시 나에게 배신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신광엘리베이터에서 10년, 15년 이직하지 않고 장기 근속하는 직원들을 보면 신앙의 힘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직원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그런 마음이 그의 저서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다. '회사보다 사람이 먼저다. 회사는 직원과 그들 가족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좋은 일터로 존재하는 곳이다. 작은 회사라도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정담을 나누는 곳으로 남기를..., 나의 간절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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