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 목사 (사진 출처: 조정민 목사 페이스북)
조정민 목사 (사진 출처: 조정민 목사 페이스북)

조정민 목사의 신간 『왜 낙심하는가?』는 쉽게 상처받고 절망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책이다. 언론인으로 25년을 일하다 뒤늦게 목사가 된 저자는, 세상에서 사람들과 부대껴온 세월을 현실감 있는 위로 속에 녹여낸다.

여러 가지 낙심의 상황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로 괴로워하는데, 대개 상처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온다고 짚어낸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 때문에 힘들다. 심지어는 내가 도움을 준 사람, 내가 돈을 벌게 해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들로부터 믿음을 배반 당한 사실을 아는 순간, 마음엔 섭섭함이 복받치고 다시는 사람을 믿기 싫어진다. 

별 거 아닌 일이 상처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 '이 머저리야, 멍텅구리야!' 하고 욕을 했다고 하자. '누구 보고 머저리래?' 하고 받아치거나 무시하면 그만인데, 온종일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도 있다. 하나 좋을 것 없는 그 말을 두 손으로 고이 받곤 눈덩이처럼 굴리다, 결국 짓눌려 신음한다. 

그런가 하면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는 마음이 될 때도 있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던 배우자가 죽었을 때, 잘 자라줄 것만 같던 자녀가 기대에 어긋났을 때, 마음은 향방을 잃고 표류한다. 

저자는 이런 모든 상황들 속에서 찾아오는 마음을 '낙심'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떨어질' 낙(落)에 '마음' 심(心),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마음이 낮은 곳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비슷한 말로는 실망, 낙담, 상심이 있다.

도서 『왜 낙심하는가?』
도서 『왜 낙심하는가?』

이 '낙심'은 현대인을 지배하고 있는 마음의 하나다. 현대인의 마음병인 스트레스는 낙심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또 공황장애, 강박장애, 조울증 같은 각종 신경증성 질환의 근저에는 낙심 때문에 겪는 불안이 있다.

신앙인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저자는 "낙심의 문제를 적절히 다루지 못한 탓에 낭패를 보는 신앙인이 의외로 많다. 놀라운 것은, 영적으로 예민하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쉽게 낙심한다는 점이다. 체면상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다가 신앙이 병든다"고 말한다.

낙심한 마음, 다시 일으키려면

그렇다면 어떻게 낙심한 마음을 붙잡아 다시 위로 올려 놓을 수 있을까?

그러자면 먼저,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왜 낙심했는지 그 이유를 자신에게 정직하게 물어보는 것이다. 이때 외부로부터의 메시지는 차단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들려주는 말, 보여주는 이미지는 사람을 낙담케 하고 힘들게 하는 메시지를 포함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정적 메시지의 뭇매를 맞고 주저앉아 있는 대신, '내 영혼아, 대체 어쩌자고 낙심하느냐?'고 자신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편의 기자도 그랬다. 시편 42편 11절, 43편 5절은 똑같이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라고 적는다.

이런 자문은 청승맞은 독백이 아니다. 세상을 잠시 차단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기 영혼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저자는 "하나님 앞에 그렇게 단독자로 서 있을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마음과 영이 건강한 법"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로 할 일은 "소망을 하나님께 두기"이다. 낙심한 이유를 계속 묻다 보면, 그동안 자신이 누구에게 소망을 두었던가를 깨닫게 된다. 그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과거, 현재, 미래에도 사랑으로 나와 동행하실 하나님이 아니라, 한계로 가득한 사람에게 기대와 소망을 걸었기에 낙심이 찾아든 것이었다.

하나님에게 소망을 두기 위해 할 일은 두 가지. "성경 읽기"와 "하나님이 내게 베풀어주신 것을 끊임없이 회상하기"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나에게 무엇을 하셨는지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마음을 일으킬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어떤 힘듦, 고난도 다 이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랑과 은혜는 하나님으로부터만 온다.

저자는 "어려운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낙심의 바다에 빠져 익사하기 전에 자신에게 그 이유를 묻고 나무라보라. 하나님의 은혜에 비추어 자기 자신을 나무라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지녀야 할 태도"라고 말한다.

또 "만약 그리스도인이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하려면, 먼저 구원을 누리는 우리가 낙심의 자리에서 우리 자신을 일으켜 세울 줄 알아야 한다"며, 소망을 붙드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세상에 희망이 돼라고 전한다.

조정민 목사는 MBC 사회부 기자, '뉴스데스크' 앵커, 온누리교회 목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베이직교회 목사로 있다. 저서로 'Why Jesus 왜 예수인가?', '고난이 선물이다' 등이 있다.

왜 낙심하는가? ㅣ 조정민 ㅣ 두란노 ㅣ 202쪽 ㅣ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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