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나 선교사
최요나 선교사 (사진 출처: 강서침례교회 유튜브 채널)

한 선교사가 9년 전 이스라엘로 떠났다. 완벽하게 준비된 선교사의 모습이었고,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열심히 선교했다. 그런데 만약 그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놓는 것 같은 경험을 한다면?

최요나 선교사의 이야기다. 그는 이번에 출간된 자신의 간증집에서 '자고했던 선교사의 통렬한 뉘우침'을 들려준다.

그는 청년시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체험을 한 후, 각종 선교단체에서 20년이 넘게 훈련 받았으며, 2011년부터 이스라엘 선교에 몸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선교사 스펙은 겉모습일 뿐, 사실은 "하나님의 영광을 버리고 자신의 영광만 추구" 했었노라고 이번 책에서 고백한다. 책 제목도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이다.

이런 제목이 나오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4년 전 그는, 이스라엘 선교를 잠시 접고 안식년 차 한국에 오게 되었다. 그때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집회에 참석하게 됐는데, '오직 믿음으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같은 종교개혁의 기치를 두고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는 모임이었다. 이스라엘에서 몸도 마음도 분주하기만 했던 그는, 그 날도 별 감흥 없이 앉아 있었다. 너무나 익숙한 예배 분위기, 사람들의 기도 소리, 악기의 울림... 어느 것 하나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어떤 음성이 그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그 음성은 너무나 분명한 목소리로 '너는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고 다그치고 있었다.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듣자마자 든 느낌은 너무 당혹스럽고 어처구니 없다는 것. 헌신에 있어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그였다.

하지만 곧 그 음성은 그의 폐부를 찔러댔다.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 수많은 훈련에 참석했던 것,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에서 사역한 21년의 시간, 그리고 선교지에서 사역한 6년까지 총 27년간 헌신하는 동안, "철저히 하나님의 낯을 피해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온 모습"을 발견한 것.

도서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
도서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없이 마음 가는대로 사역했고, 자기 음성을 하나님의 음성인 양 포장했으며,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본이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선교사답게 살지 못하면서 아무 문제 없는 척, 괜찮은 척, 영성 있는 척 가면을 쓰고" 있었던 모습이 떠올라 하나님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었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날의 폭풍과도 같은 '만남' 이후, 최 선교사는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사역은 오히려 더 쉽고 가벼워졌다. 또 자신에게 붙박여 있던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리니, '괜찮다'며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는 "나의 가슴 아픈 실패의 경험이 선교 지망생들과 훈련생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며, 선교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날마다 주님 안에 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자신의 사역이 '실패했다'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위로하시고 용납하시는 사랑을 받아들이라 말해주고 싶다고 밝힌다.

이번 책에서 그는 선교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게 나누고, 이스라엘 선교 현장의 이야기를 전한다.

최요나 선교사는 국제 오엠(OM) 선교회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이스라엘 하이파 지역에서 선교하고 있다.

네가 나의 영광을 짓밟았다! ㅣ 최요나 ㅣ 규장 ㅣ 239쪽 ㅣ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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