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독교 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C. S. 루이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조지 맥도널드(George MacDonald)의 설교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간행됐다. 신간 『전하지 않은 설교』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이 찍은 조지 맥도널드(오른쪽 남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이 찍은 조지 맥도널드(오른쪽 남자)

맥도널드는 19세기 중후반 영미권에서 사랑받은 설교가이자 문학가. '북풍의 등에서'(1868), '공주와 고블린'(1872) 등 판타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엄격한 문화가 지배하던 빅토리아 시대 한복판에서 그가 보여 준 뛰어난 상상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을 비롯하여 후대 작가 J. R. R. 톨킨 등 유수한 문학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생전 루이스는 맥도널드의 '판타크레스'(1858)를 읽고서는 "상상력의 세례와 회심을 겪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설교집에서 맥도널드는 '사랑의 하나님'을 전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문학가답게 많은 비유를 사용하여 하나님을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님은 정말 철두철미하게 우리 친구요, 우리 아버지시며, 우리에게 무한하고 완벽한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분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시인의 생각과 왕에게 어울리는 행동을 연상할 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그런 장엄함의 소유자, 인간의 부드러운 애정이 남편이나 아내를 떠올릴 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섬세함의 소유자, 인간의 마음이 아버지나 어머니를 떠올릴 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다정다감함의 소유자, 그분이 바로 하나님입니다."

도서 『전하지 않은 설교』
도서 『전하지 않은 설교』

또 전통적 신앙의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어린아이가 제자에게 다가온다. 그 어린아이는 "자연계는 물론이요 그보다 훨씬 넓은 인간 세계까지 종교 이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광대한 상상력"의 소유자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에게로 가서, 하나님과 자연에 관한 질문을 쏟아낸다. 성경에는 답이 나와 있지 않은 질문들이다. 제자는 쏘아 붙인다. "하나님은 그 일에 관하여 성경 속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 문제는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게 상책이에요."

이런 상상을 펼쳐 놓은 뒤, 저자는 "이 답답한 제자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 오직 성경 말씀에만 계시가 들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의 모든 형상에 철저히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성경이 언급하지 아니한 것에도 수많은 의문을 떠올리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서 신앙은, 마음껏 느끼고 상상하며, 자유롭게 의문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에 더욱 가까워져 가는 것이다.

이 책을 서평한 김진혁 교수(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질문하는 신학' 저자)는 "저자가 펼쳐 가는 길은 때로는 따라가기가 벅차도록 낯설고 어떤 대목에서는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며 "하지만 진리에 대한 열정과 하나님에 대한 전폭적인 사랑만은 변함없이 전해져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평했다.

이번 책에는 맥도널드가 편찬 목적으로 집필한 설교 총 12편이 실려 있다.

전하지 않은 설교 ㅣ 조지 맥도널드 저, 박규태 역 ㅣ 홍성사 ㅣ 291쪽 ㅣ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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