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성 목사ㅣ정동제일교회

"아 하나님의 은혜로"

존 아담 피셔는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꿰뚫어 보시며 깊이 사랑하신다"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꿰뚫어 보시며 깊이 사랑하십니다. 우리는 그것을 엠마오 길에서 두 제자를 만나 주신 주님의 모습에서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엠마오 길로 내려가던 두 제자는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두 가지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체험을 계기로 그 인생에 놀라운 변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두 제자의 두 가지 체험은 결코 그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부활과 제자의 체험은 오늘 우리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며 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엠마오 길의 두 제자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형편과 사정도 꿰뚫어 보시며 깊이 사랑하시기 때문인 줄 믿습니다.

1. 눈이 밝아져 주님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안식 후 첫 날 제자들 중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 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이름은 글로바(Cleopas)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그의 아내였을 것입니다. 요한복음 19:25에 글로바의 아내 이름을 마리아라고 했습니다.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는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서서 끝까지 그 고난의 자리를 지켰던 여인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토록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며 따랐던 글로바와 마리아 내외였습니다만 그들은 예루살렘을 등지고 엠마오로 향하였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는 처절한 고통으로 실감되었지만 주님의 부활은 전혀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엠마오 길의 두 제자는 최근에 된 모든 일을 서로 이야기 하며 문의했습니다. 그 때 주님께서 가까이 이르사 그들과 동행하셨습니다. 그러나 두 제자는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들과 동행하시는 분이 예수님이신 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눅24:16). 주님께서 그들에게 너희가 길 가면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섰습니다. 그들의 슬픈 빛은 주님의 십자가 죽음의 잔영이었습니다. 그것은 좌절과 절망, 낙심과 낙망의 표정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지만 주님께서는 그들의 불신앙을 탓하시기보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유하러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셨습니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밝아져 그 분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이신 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눅24:30,31). 여기서 그들의 눈이 '밝아졌다'는 것은 그들의 눈이 '열려졌다'는 것입니다(Then their eyes were opened.). 이는 그들의 영안이 열려졌다는 것입니다. 영안이 열리고 밝아짐으로써 두 제자는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들은 더 이상 그들의 얼굴에 슬픈 빛을 띠지 않고 기쁜 빛을 띠게 된 줄 믿습니다.

세계밀알연합회 총재이며 총신대학교 교수인 이재서(62) 박사의 이야기입니다. 유아 때 앓았던 열병으로 15세에 실명을 한 그는 감나무에 목을 매달려고 몇 차례 시도하다 그냥 돌아오기도 할 정도로 절망에 빠졌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라는 좌절과 절망에 빠진 그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죽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1973년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집회에 참석, 예수님을 영접한 후 장애인으로서의 아픔과 절망을 극복하게 되었으며 신학대학 재학 중인 1979년 한국밀알선교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1984년 미국에 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 총신대학교 교수가 되었으며 세계밀알연합회 총재로서 섬기고 있습니다.

이처럼 놀라운 인생역전의 인물이 되기까지 그에게 결정적으로 희망과 용기를 준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시각장애인 중학교 2학년 때, 어떤 목사님이 학교에 특별 강사로 오셔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그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에게는 네 가지 눈이 있습니다. 사물을 보는 육안, 지혜를 터득해 갖는 지안, 마음으로 보는 심안, 그리고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영원한 세상을 보는 영안이 바로 그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사람도 이 네 가지 눈을 완전히 가진 사람은 없으며, 육안 하나를 잃는 것 때문에 자신만 장애인이라는 생각으로 비관하고 좌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여러분은 비록 육신의 눈을 잃었지만, 나머지 세 가지 눈은 얼마든지 건강한 눈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그는 사람에게 눈이 네 가지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눈을 다 가진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말씀에 큰 위로와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한 번 살아보자. 나는 세 개의 눈 가운데 육신의 눈 하나만 잃었을 뿐이다. 다른 세 개의 눈을 뜨자. 그 눈을 뜨기 위해 노력하자"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나는 그 세 개의 눈을 가졌다"라면서 「아름다움은 마음의 눈으로 보인다」 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판해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으며 "장애가 오히려 기회이고 희망"이라고 간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사야 6:9의 예언을 인용하여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 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신 후 "그러나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마13:14,1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맞습니다. 눈이 가리어져 있는 사람은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합니다. 눈이 가리어져 있는 사람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친히 동행하심에도 불구하고 그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 표정에 슬픈 빛을 띠게 됩니다. 그러나 그 눈이 밝아진 사람 곧 그 눈이 열린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핍박하던 사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사흘 동안 보지 못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행9:9). 그런데 아나니아가 그에게 안수하자 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져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어나 세례를 받고 음식을 먹으매 강건하여졌습니다 (행9:18,19). 그리고 '성령으로 충만한'(행9:17)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이것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체험인 줄 믿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육안과 지안과 심안도 밝아지시되 특히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영원한 세상을 보는 영안이 밝아지셔서 주님을 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더 이상 슬픈 빛을 띤 채 낙담과 절망의 엠마오 길로 내려가지 말고 희망과 용기를 갖고 주님과 동행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마음이 뜨거워져 예루살렘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엠마오 길의 두 제자에게 너희가 길 가면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물으셨을 때 글로바가 도리어 반문을 했습니다. "당신이 예루살렘에 체류하면서도 요즘 거기서 된 일을 혼자만 알지 못하느냐?" 예수님은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다시 물으셨고, 그는 "나사렛 예수의 일이니 그는 하나님과 모든 백성 앞에서 말과 일에 능하신 선지자이거늘 우리 대제사장들과 관리들이 사형 판결에 넘겨 주어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우리는 이 사람이 이스라엘 백성을 속량할 자라고 바랐노라 이뿐 아니라 이 일이 얼어난 지가 사흘째요"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무덤에 갔던 여인들이 예수님의 시체는 보지 못하고 그가 살아나셨다고 하는 천사들의 나타남을 보았다는 것과 제자들 중 두어 사람이 무덤에 갔다가 과연 여자들이 말한 것과 같은 것은 보았으나 예수님은 보지 못하였다는 말을 들었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엠마오 길의 두 제자, 그들은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믿고 그 십자가 고난의 길을 끝까지 함께 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주님의 부활을 증언한 여인들의 말을 듣고도 허탄한 듯 믿지 않았습니다(눅24:11). 그들도 다른 제자들처럼 주님의 부활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하시고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 하셨습니다(눅24:25~27). 그 때에 "그들이 서로 말하기를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눅24:32)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라는 것은 마음이 '불타지' 아니하더냐(Wasn't it like a fire burning in us?)라는 뜻입니다. 이는 그들의 마음이 주님의 말씀을 들음으로 불타듯 뜨거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곧 그 때로 일어나 예루살렘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They got upat once and went back to Jerusalem.) 그리고 열한 제자 및 그들과 함께 한 자들에게 그들이 엠마오 길에서 체험한 주님의 부활을 증언함으로 제자들의 의심과 의혹을 떨쳐버리게 한 줄 믿습니다.

한국IT융합기술협회 백양순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20대 후반부터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말할 수 없이 무너져버린 자존감에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30대 중반 어느 가을 저녁,배가 너무 아파 참을 수 없어 기독교병원에 갔습니다. 자궁외 임신이었는데 너무 늦게 병원을 찾아서 어린 삼 남매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들이 "여기 환자 어려운데 보호자가 없어서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는 하나님께 서원 기도하여 낳은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육신의 죽음을 코앞에 두고 그녀는 하나님께 '하나님만은 아시잖아요. 우리 아이들 어떡해요. 우리 딸은 아직 하나님께 찬양도 못 올려드리는데요'라며 하나님의 은총을 간구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예수님의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 가시 면류관을 생생하게 보여 주셨습니다. 그녀는 절망 가운데 죄의 종으로 살아가던 그녀를 살리시려고 물과 피를 쏟으신 예수님은 얼마나 아프셨을까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추하고 외로운 그녀를 따스하게 손잡아 준 이가 아무도 없었으나 하나님은 피 맺힌 그녀의 눈물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그녀를 불쌍히 여겨 치료하여 살리사 새로운 삶의 방향으로 인도해 주시는 은혜를 주셨다면서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나는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만 생각하면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사망에서 생명으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내게 빛으로 임하신 것이었다. 이러한 기적은 세상 어떤 것과도 비유할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이 세상의 어떠한 고난도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우리를 끊을 수 없음이 부활의 기쁨이다." 아멘!

사도 바울은 디모데후서 1:6~7에 "그러므로 내가 나의 안수함으로 네 속에 있는 하나님의 은사를 다시 불일듯 하게 하기 위하여 너로 생각하게 하노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냉냉해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마음을 다시 불일듯하게 하고 뜨겁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할 때 우리는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엠마오 길을 향해 내려가지 않고 도리어 담대한 마음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과 마음이 뜨거워진 체험을 증거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인 줄 믿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여러분에게 여러분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빛으로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도가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임을 고백하면서 불신과 의혹의 엠마오 길로 내려가지 말고 확신과 확증을 갖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탈봇은 그가 체험한 주님의 사랑에 대하여 "생애를 돌이켜 볼 때 가장 어두웠던 시간들이 주님께서 나를 더 꼭 껴안은 시간들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의 시련과 주님의 사랑은 맞물려 있습니다. 엠마오 길로 내려가던 두 제자에게 있어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가장 어두웠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바로 그 어두웠던 시간들 속에서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그들과 동행하시는 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주님의 사랑으로 그들의 눈이 밝아지고, 그들의 마음도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게 되었으며,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그 얼굴에 슬픈 빛을 띠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불안과 절망을 떨쳐버리고 희망과 용기가 넘치는 삶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과 제자의 체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으로 말미암아 눈이 밝아지고, 마음도 뜨거워지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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