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지구촌 곳곳이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심각한 전력난 속에 냉방장치가 달린 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선 폭염이 대지를 가열하는 가운데 에어컨 등 냉방장치를 갖출 형편이 되지 않는 서민들이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등 여름나기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AP와 AFP 등 외신들이 19일 전했다.


◇日 '냉방장치 재킷' 불티 = 일본 쿠초푸쿠사는 최근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사가 개발한 냉방장치가 된 재킷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최근 50만 벌의 이 회사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접촉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AFP는 전했다.

주문이 몰리면서 제때에 물량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철강회사, 식품회사 등 1천여개 업체에서 이 제품을 구매해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리튬-이온 배터리 팩을 채택, 한번 충전으로 1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2개의 내장된 팬이 돌면서 초당 최대 20ℓ의 공기가 순환해 땀을 말려주고 이 옷을 착용한 사람에게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표준 제품을 기준으로 이 재킷은 한 벌당 1만1천엔(140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쿠초푸쿠사의 제품이 나온 것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이 제품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대지진에 따른 원전사고로 전력난이 드러나면서부터이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여름 보내기 운동인 '슈퍼 쿨 비즈'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은 셈이다.

회사 측은 올해 이 재킷을 포함해 냉방장치가 된 제품 4만 건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의 2배 수준이다.


◇美 폭염..서민 큰 고통 = 일본에선 전력난이 서민 생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미국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더위와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폭염이 서민의 고단한 생활을 더 힘들게 하는 상황이라고 AP가 전했다.

텍사스주 호라이즌시(市)에 사는 마리아 테레사 에스카밀라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된 새로 이사한 집에서 폭염에 노출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이 집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지붕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고 AP는 소개했다.

그녀는 냉방장치가 갖춰진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이곳으로 옮겼다.

그녀는 미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특히 미국 남부 텍사스와 멕시코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가난한 주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라이즌시의 작은 트레일러에서 남편, 6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노마 살라자르도 유사한 사례다.

그녀의 가족은 에어컨 대신 값싼 증발식 냉방기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이 장치는 트레일러의 절반 정도만 더위를 식히는 수준. 기온이 섭씨 37도를 넘어서면 이 정도의 성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더위를 식히려면 도서관이나 쇼핑몰에 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차에 냉방장치가 없어 이것도 대안이 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 지속되자 공공시설에는 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구세군이 운영하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피난시설은 최근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에게 시설을 개방했다.

이 기관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 탓에 하룻밤을 묵은 사람들에게 아침에 떠나라고 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 당국은 이런 더위와의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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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 #무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