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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온갖 역경을 딛고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세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건 남자 사격대표팀 '맏형' 박봉덕(41·동해시청)이 소중히 간직해 오던 올림픽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다.

박봉덕은 25일 오전 11시30분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50m 소총 복사 개인 결선에서 합계 187.6점을 쏴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Mixed Zone)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흔 둘을 바라보는 선수 생활 끝물에 동메달을 땄다. 후배들 덕분에 단체전 은메달도 목에 걸어봤다"면서 멋쩍게 웃어보였다.

이어 "선수생활을 오래하면서 지도자 생각을 많이 해봤다. 하지만 소총 부문 선수층이 얇고 환경도 열악해 그만둘 수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털어놓았다.

박봉덕은 한국 소총의 간판으로 꼽힌다. 1986년 처음 사격을 시작한 그는 1997년 12월 태극마크를 단 뒤 지금까지 줄곧 소총 대표팀에 선발됐다.

개인 통산 아시안게임 세 번째 동메달이다. 30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박봉덕은 그동안 한 번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지 못했다.

50m 소총 3자세가 주종목인 그는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 대회와 이번 대회까지 4차례 아시안게임을 밟았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4아테네올림픽 소총 복사에서 9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메달색이 금빛은 아니었지만 박봉덕의 이날 동메달이 값진 이유는 따로 있다. 그는 7년 이상 '몰톤 신경종'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다.

지간신경종이라고 불리는 이 병은 발가락 신경이 뼈 사이에서 눌리면서 자극이 돼 두꺼워지는 증상이 있다. 조금만 걸어도 발가락에 저림과 함께 통증이 나타난다.

"발이 저리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아온 그는 "주변에서 꼭 치료를 받으라고 했지만 참고 경기에 나서다 보니 치료를 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신경을 잘라내야 하는 수술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연맹 관계자는 "박봉덕의 경우 계속 대표팀에 차출되다 보니 치료를 받아야 할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증상이 악화돼 수술까지 해야 했다.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남은 선수 생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올림픽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면서 "일단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는 뛰고 싶다. 능력이 허락하는 한 선수생활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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