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AP/뉴시스】이수지 기자 = 이란이 12일(현지시간) 미국이 비자 발급을 거부한 하미드 아부탈레비 이란 유엔 주재 대사 내정자의 교체를 거부했다.

미국 정부는 전날 이란에 아부탈레비 이란 유엔 주재 대사 내정자에 대한 비자 발행 불허를 통보했다.

이에 이란 국영 TV 방송사들은 이날 화면 하단에 '이란 외무부, 아부탈레비 이란 유엔 주재 대사 내정은 이란 고유의 선택권이라고 밝혀'란 자막과 함께 미국의 아부탈레비 내정자 비자 발급 불허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란의 영향력 있는 국회의원인 알래딘 보루제르디도 미국은 이란의 유엔 주재 대사 선택에 개입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보루제르디 의원은 이날 이란 의회 웹사이트에 "아부탈레비 유엔 주재 대사 내정은 아부탈레비의 유엔 입성에 반대하는 미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이란 정부는 미국의 약소국 괴롭히기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의회 내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이어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미국의 이번 결정 반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라고 촉구했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이날 이란 국영통신 메흐르에 "당국은 유엔의 법적 채널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서방 강대국들과 핵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1979년 이란 주재 미 대사관을 점거한 무장단체 소속인 아부탈레비의 이란 유엔 주재 대사 내정을 둘러싸고 미국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이는 최근 양국 관계의 해빙 분위기에 또다시 적개심을 자극할 위험이 되고 있다.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은 유엔 본부가 초대하는 사람에 대해 의무적으로 입국을 허가해야 하지만, 비자 신청자가 미국에 대해 첩보활동을 했거나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경우 예외로 두고 있다.

미국이 유엔 주재 대사 내정자나 유엔 행사에 참가하려는 외국 고위 정부 관계자에 대한 비자 발행을 거부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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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유엔대사 #내정철회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