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 동두천 사건에 이어서 서울도 주한미군이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여고생 혼자 자는 방에 몰래 들어가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등)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미군은 현재 미8군 제1통신여단 소속된 R(21) 이병이다.
경찰은 지난달 17시 오전 5시45분께 R이병이 서울 마포구의 모 고시텔에 들어가 자고 있던 A(18)양을 성폭행하고 노트북까지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양의 신고 후에 R이병과 함께 술을 마신 미군동료를 통하여 신원을 확인했다.
지난 5일 R이병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노트북을 훔친 것은 맞지만 성관계는 합의하에 했다"고 진술하며 성폭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참고인과 피해자의 진술, 현장에 남은 증거 등으로 미루어보아 R이병이 사건 당일 오전 2명 미군 동료와 A양이 함께 술을 마신 후 A양을 집에 데려다 준 뒤 다시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당시 방안에 있던 휴지와 이불, R이병의 구강세포를 채취·수거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한편,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라 살인과 강간 등 주요 범죄를 저지른 미군은 기소 이후에 미군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R이병의 신병은 미군이 확보하고 있다.
경찰은 오는 12일에 R이병을 재차 불러 보강 조사를 한 뒤에 해당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청의 '주한미군 범죄 현황'에 의하면, 미군 범죄는 2007년부터 지난 6월까지 총 1천455명에 이르며, 이중 성폭행 사건은 30건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