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2 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3 너희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판단 받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작은 일이라 나도 나를 판단하지 아니하노니
4 내가 자책할 아무 것도 깨닫지 못하나 이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노라 다만 나를 심판하실 이는 주시니라
5 그러므로 때가 이르기 전 곧 주께서 오시기까지 아무 것도 판단하지 말라 그가 어둠에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고 마음의 뜻을 나타내시리니 그 때에 각 사람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이 있으리라
6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위하여 이 일에 나와 아볼로를 들어서 본을 보였으니 이는 너희로 하여금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 한 것을 우리에게서 배워 서로 대적하여 교만한 마음을 가지지 말게 하려 함이라
7 누가 너를 남달리 구별하였느냐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
8 너희가 이미 배 부르며 이미 풍성하며 우리 없이도 왕이 되었도다 우리가 너희와 함께 왕 노릇 하기 위하여 참으로 너희가 왕이 되기를 원하노라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사역자들을 스스로 판단하여 그 우열을 가리고 있었다.
곧 그들은 사역자들 중 어느 한 사람을 치켜세우거나 어느 한 사람을 깔보는 식으로 파당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사역자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사람에게 판단 받지 않고 충성한 것에 대해 자신과 아볼로를 본보기로 하여 증거하였다(3:5-7).
이로써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는 의미를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는 유대교의 관용어구이다.
유대교는 구약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문자 그대로 지키려고 애썼다.
이 같은 표현 또는 구호는 게바(베드로)파를 통해서 고린도교회에 전해졌다.
그러나 이방교회인 고린도교회에서는 이 같은 가르침을 거부하였다.
이에 바울은 그 같은 가르침에 대한 의미를 다시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지도자에 대한 옹호나 비판을 감행하면서 분파를 일으켰는데, 그것을 성경의 가르침보다 앞세웠던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의 판단이나 결정을 성경보다 앞세웠고,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규정한 율법을 진부한 것으로 간주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고린도교회 안에 편만한 여러 가지 은사에 따른 열광주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바울은 자랑을 금하는 주제를 더욱 일반화시켜 가르친다.
그들이 사람을 자랑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자랑의 근거가 되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자랑하려면 하나님을 자랑할 것인지, 어떻게 사람을 자랑하느냐는 것이다(7절).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자기 것인 양 생각하는 이들은 이미 배부른 자라고 생각한다(8절).
이미 부자가 되어 부족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사도들이 없어도 스스로 왕노릇하고 있다.
그런데 바울은 그들이 진짜 왕이라면 자신도 그들과 함께 왕노릇할 것이라고 말한다.
8절 말씀은 상당히 반어적이면서도 비꼬는 말이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벌써 배불렀고 벌써 부자가 되었다는 표현은 그들이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는 신앙을 저버렸음을 말한다.
그들은 복음과 신앙을 잘못 이해하여 종말이 이미 실현되었다고 믿으며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 속에서 신앙하는 것을 무시하고 말았다.
그래서 지나친 자신감으로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감히 사도들까지 판단하고 나선 것이다.
그들의 신앙은 확실히 왜곡되어 있으며 영지와 열광주의로 빠져들고 있다.

바울및 사도들과 고린도교회 성도들의 관계는 오늘날 지도자와 신자의 관계를 교훈하고 있다.
영적 지도자는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해주고 믿음의 유익을 끼치는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사역자들이다.
1절에서 말한 '그리스도의 일꾼'에서 '일꾼'(헬, 휘페레테스)은 '배 밑창에서 노를 젓는 자'라는 뜻이다.

그는 하나님의 비밀인 '복음'을 전하되 결코 드러나지 않으며 자랑하지 않으며 오직 노를 젓는 일에 충성한다.
하지만 배는 보이지 않는 노젓는 사람이 없으면 항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영적 지도자는 오직 하나님 앞에서 충성하며 노젓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바울은 고린도교회를 세웠으나 그 교회의 일부 성도들로부터 판단을 받았다.
그런데 그러한 판단에 귀 기울이고 반응했더라면 사도직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결코 사도직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람의 판단에 자기를 맡기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은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원욕으로 무엇이나 판단하기를 쉽게 한다.
심지어 자기에게 복음을 전해준 사역자까지도 판단하는 법이다.
그런데 바울은 거기에 자신의 사도직을 내어맡기지 않으며 오직 충성을 다한다.
비록 판단 받으나 배 밑창에서 노젓기를 다하여 구원의 항해를 계속하게 한다.

♦묵상 기도

아버지...
내가 누구입니까?
당신의 비밀을 맡은 자요, 그리스도의 일꾼이 아니옵니까?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오직 충성이옵니다.
하오나 내 마음은 사람들의 판단에 귀 기울이고 낙심되고 불안하나이다.
하여 배 밑창에서 노젓는 수고를 꺼려하나이다.

아버지여...
불충한 종을 불쌍히 여겨주소서.
구원의 방주를 항해하는 선장은 제가 아니라 오직 주님이십니다.
항구에 정박하기까지 충성을 다하게 하소서.
구원의 방주, 그 밑창에서 노젓기를 다하게 하소서.

아버지...
사람의 판단에 귀 기울지 않나이다.
나 자신의 판단에도 귀 기울이지 않나이다.
사도직을 포기하게 만드는 모든 유혹을 떨쳐버리나이다.
사람의 판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주님 오실 때 칭찬받는 종이 되게 하소서.
당신이 선장되신 구원의 방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노젓기를 다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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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형섭목사 #말씀묵상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