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인근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5월 중순 현재까지도 미·이란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이며, 12일 이란은 "美 동조국은 호르무즈 통과 불가"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뉴시스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미·이란 전쟁이 5월 중순에도 휴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10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산발적 군사 충돌이 반복되면서 한국 가계는 ①국제 유가 ②원·달러 환율 ③주유소 가격 ④코스피 등 네 통로로 직접 체감 압박을 받고 있다. 12일 외교부는 "한국 유조선이 5월 6일 추적 장치를 끈 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혀, 한국 화물선의 안전 위협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일 "이란이 종전안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습 재개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고, 이란은 "피격 시 우라늄 90% 농축으로 응답하겠다"고 맞섰다. 12일 코스피 급락과 원·달러 환율 1,489.9원 마감의 한 축에는 이 같은 이란 사태 재격화 우려도 깔려 있었다. 본지가 가계가 체감할 4대 영향을 분야별로 짚는다.
영향 ① 국제 유가 — 100달러 박스 고착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초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달러까지 치솟았다가, 4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의 '2주 휴전' 발언으로 100달러 아래로 잠시 떨어졌다. 그러나 5월 들어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11일 브렌트유는 3% 넘게 상승했다. 12일 종가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5~100달러 박스, WTI는 90~95달러 박스에 머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정상화되지 않는 한 80달러 이하 안정화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다수 평가다.
한국이 직접 체감하는 부담은 정유사 수입 비용 증가와 가계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이다. 한국은 에너지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그 절반 이상이 중동산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거나 통과 위험이 커지면 운임·보험료가 올라 정유사 도매 단가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영향 ② 원·달러 환율 — 1,490원 위협
12일 원·달러 환율은 17.5원 오른 1,489.9원에 마감했다. 5거래일 만에 약 30원이 올랐다. 환율 급등의 한 축이 이란 사태 재격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차원에서 달러를 사들이고, 같은 시점 한국 주식·원화 자산을 팔면서 원화 약세가 가속화된 것이다. 환율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1원 상승은 한국의 연간 수입 물가에 0.05% 안팎의 상승 압력을 주며, 가계의 식료품·전기·생필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폐쇄되면 환율이 1,500원선을 시험할 수 있다"며 "한 달 평균 환율이 1,490원 박스에 머물 경우 한국 가구의 연간 수입 물가 부담은 가구당 평균 3~5만 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향 ③ 주유소 가격 — 석유 최고가격제로 일단 막아 놓은 1,800원
정부는 3월 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후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5월 7일까지 5차례 연장되며 약 두 달간 주유소 공급가를 묶어 둔 상태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휘발유는 리터당 2,200원, 경유는 2,500원까지 갔을 것이라는 게 정부 추산이다. 5월 12일 현재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출구 전략이다. 정부는 5월 7일 5차 연장을 발표하면서 "이란 사태 안정화 시점에 단계적 해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협상 교착이 길어질수록 정유사 손실 보전 부담이 커지고 시장 왜곡 우려도 누적된다. 정부는 18일부터 취약계층을 제외한 소득 하위 70%에 1인당 10~25만 원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2차 지급하는 정책으로 가계 부담 완화를 보강하고 있다.
이란 사태 시점별 가계 체감 변화
| 시점 | 브렌트유 | 원·달러 | 주요 사건 |
|---|---|---|---|
| 2/28 | 73 USD | 1,422원 | 미·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공습 '에픽 퓨리' |
| 3/2 | 114 USD | 1,452원 | 호르무즈 봉쇄, 국내 휘발유 1,800원 진입 |
| 4/8 | 96 USD (-16%) | 1,461원 | 트럼프 '2주 휴전' 발표, WTI 16% 급락 |
| 5/4 | 94 USD | 1,470원 | HMM 나무호 호르무즈 정박 중 화재 |
| 5/11 | 98 USD (+3%) | 1,472원 | 트럼프 "이란 우라늄 회수" 강경 발언 |
| 5/12 | ~99 USD | 1,489.9원 | 트럼프 공습 재개 시사·코스피 급락 |
자료: ICE·NYMEX 종가, 서울외환시장 종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뉴시스 보도 종합.

국제 유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급등하던 3월 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후 석유 최고가격제를 5차례 연장해 가계 부담을 일부 막아 왔다. ⓒ뉴시스
영향 ④ 코스피·외국인 자금 — 위험회피 매물의 한 축
12일 코스피는 7,643.15에 마감해 8천피 직전에서 무너졌다. 외국인 6조 6,211억 원 매도의 주된 동인은 김용범 정책실장 발언과 환율이지만, 이란 사태 장기화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약화도 한 축이었다. 외국인 펀드 가운데 일부는 중동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신흥국 비중을 줄이고 미국 국채·달러 자산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 주식뿐 아니라 원화 자산 전반의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정유·화학·해운주는 상반된 영향을 받는다. 정유주는 정제 마진 확대로 단기 호재가 있지만, 석유 최고가격제로 도매 마진이 일부 제한된다. 화학주는 원료 비용 부담 증가로 단기 부정적이다. 해운주는 운임 상승으로 수혜가 있지만 안전 위협으로 일부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양면이 있다. 12일 화학 -3.59%, 해운 -2%대 동반 약세는 위험회피 흐름이 정유·해운의 단기 호재를 압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가 지금 점검할 4가지
단기적으로 가계가 체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점검할 항목은 네 가지다. 첫째, 주유 시점. 석유 최고가격제 출구 전략 발표 시점을 전후해 가격이 한 단계 오를 가능성이 있다. 평균 4~6주 단위로 가격이 변동되므로, 장거리 운행 계획이 있다면 가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둘째, 고유가 지원금 신청. 18일부터 소득 하위 70%에 1인당 10~25만 원이 지급된다.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셋째, 외화 자산 비중. 환율이 박스 위로 한 단계 올라섰기 때문에 외화 예금·달러 자산을 일정 비중으로 분산해 두면 가계 자산 보호에 도움이 된다. 넷째, 식료품·생필품 비축 시점. 환율 상승은 시차를 두고 수입 식품·생필품 가격에 반영된다. 통상 2~3개월 후 5~10% 상승 압력이 가시화되므로, 장기 보관 가능한 품목은 미리 보강해 두는 것이 가계 부담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항행하는 유조선. 한국 정부는 5월 6일 한국 유조선이 추적 장치를 끈 채 해협을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자주 묻는 질문
Q1. 이란 전쟁은 언제 끝나나요.
5월 중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재개 시사, 이란은 우라늄 90% 농축 응답을 거론하는 등 강대강 국면입니다. 단기 종전은 어렵고, 14~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중재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합의에 이르더라도 완전 종전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Q2.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폐쇄되면 어떻게 되나요.
전 세계 해상 원유 무역의 약 25%가 지나는 통로입니다. 완전 폐쇄 시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150달러로 급등할 수 있고, 한국 휘발유는 리터당 2,500원선까지 시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비축유 방출이 1차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Q3. 고유가 지원금은 누가 받나요.
소득 하위 70%(2026년 5월 기준 건강보험료 가구별 기준 이하)에 1인당 10~25만 원이 18일부터 지급됩니다.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신청은 카카오·정부2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5월 18일부터 가능합니다.
Q4. 환율 1,500원이 깨지면 어떻게 되나요.
한국은행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외화 표시 부채 부담 증가, 수입 물가 상승, 외인 추가 매도 등 다중 부담이 동시에 누적됩니다. 가계는 외화 자산 분산·달러 표시 카드 사용 시 환산 부담 점검이 권장됩니다.
Q5. 한국 화물선이 호르무즈에서 안전한가요.
5월 4일 HMM 나무호가 호르무즈 정박 중 미상의 비행체로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5월 6일에는 한국 유조선이 추적 장치를 끈 채 해협을 통과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외교부와 청와대는 미국 해양자유구상(MFC) 참여를 검토 중이며, 단기적으로는 항행 위험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핵심 정리: 이란 사태 100일, 가계가 봐야 할 6가지
- 2026년 2월 시작된 미·이란 전쟁이 5월 중순까지 휴전 합의 없이 지속.
- 브렌트유 95~100달러 박스, 호르무즈 완전 정상화 전까지 80달러 회귀 어려움.
- 원·달러 환율 1,489.9원 마감, 1,500원 시험 가능성.
- 석유 최고가격제로 휘발유 1,800원대 방어, 5차 연장 후 출구 전략 시점이 핵심.
- 18일부터 고유가 지원금 2차 지급, 4인 가구 최대 100만 원.
- 가계 4대 점검: 주유 시점, 지원금 신청, 외화 자산 비중, 식료품·생필품 비축.
자료 출처 및 면책
본 기사는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co.kr) 5월 12일 가격 통계, 서울외환시장 종가, 외교부 5월 10·12일 발표(HMM 나무호·한국 유조선 호르무즈), 산업통상자원부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 자료를 종합해 작성됐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사태 진행에 따라 내용이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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