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차단한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 등 5개국을 지목해 이곳에 군함을 파견할 것으로 요구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나라들이 공동으로 통로를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함 파견을 요청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프랑스, 영국, 중국이다.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가는 좁은 바닷길 속에 이란이 기뢰를 설치에 통행을 차단하고 있으니 이곳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주요국이 공동으로 이 해협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사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가장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나라는 한국이다. 원유 수입량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비축한 양으로 아직 버틸만하다고 하지만 봉쇄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청와대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의 군합 파견 요청에 대해 “한미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항로 확보가 우리 경제에 직결된 문제지만 군함을 보낼 경우 미국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고민이다.
그런데 왜 트럼프 대통령이 5개국을 콕 찍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의 37%를 의존하는 가장 비중이 큰 나라다. 중국 외에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는 미국과 동맹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요구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관세, 방위비 인상 등으로 곤란한 입장에 처한 시점에서 나온 거라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2020년 미국과 이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됐던 당시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까지 작전 영역을 넓혀 한국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을 수행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는 일은 한·미 동맹, 국익, 이란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속히 끝나기 만을 기다리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은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벌이고 있는 전쟁에 직접 참전하라는 뜻이 아니다. 간단히 말해 자국 상선을 스스로 보호하라는 거다. 정부가 국익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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