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셉 목사
김요셉 목사(기독교한국 대표, 평택사랑의교회 담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의 광복절 메시지가 공개되었다. 이 메시지에는 "남한 단독정부 수립으로 분단이 시작됐다"는 문장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인과관계를 뒤집는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 아니할 수없다. 이 한 문장은 결코 단순한 착오가 아니며, 오늘날 한국 교회의 강단에 얼마나 위험한 좌편향 인식이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를 드러내는 충격적인 증거다.

분단의 시작은 명백히 북한의 공산화였다. 해방 직후인 1946년 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먼저 수립되었고, 소련 군정 아래 김일성 정권의 일당독재 체제가 기정사실화되며 토지개혁, 사상 검열, 교회 탄압이 즉각적으로 자행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남한이 국제적 승인 절차를 거쳐 합법 정부를 수립한 것은 1948년 8월이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북한의 공산화가 원인이고 남한 정부 수립은 불가피한 결과였을 뿐이다. 그런데 김정석 목사는 이 명백한 순서를 의도적으로 뒤바꾸었다. 남한 정부 수립을 분단의 원인으로 지목함으로써 북한의 명백한 책임을 은폐하고 분단의 도덕적 책임을 남한에 전가하려는 악의적인 시도이다. 김 목사가 내세운 '평화', '통일', '시대정신'은 복음의 진리와는 전혀 무관한 좌파 정치 선동에 불과하다.

교회는 말씀과 성례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고 양심을 일깨우는 거룩한 공간이다. 결코 분단 책임을 왜곡하고 좌파 이념을 유포하는 정치 선동의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의 강단이 이처럼 정치의 영역에 오염되면, 교회 본연의 사명은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많은 국민들이 공산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교류 협력에는 무분별하게 찬성한다. 그러나 북한 정권의 철저한 통제 구조 아래에서는 어떤 지원이든 주민에게 직접 닿을 수 없으며, 결국 김씨 일가의 체제 유지와 핵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뿐이다. 이러한 명백한 구조적 모순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돕자'는 위선적 구호만 외치는 것은 사랑의 본질을 철저히 왜곡하고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보수 기독교 세력은 오랫동안 '반공=애국=기독교=민주주의'라는 감정적 연결고리만 강조했을 뿐, 자유민주주의의 철학적 기초와 원리를 제대로 가르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2000년대 초 보수 기독교가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하며 확보했던 도덕적 우위는 사적 이익에 눈먼 기회주의자들로 인해 처참하게 무너져 버렸다. 그 틈을 타 좌파 세력은 '친일 대 반일'이라는 민족주의적 서사를 무기로 교육, 문화, 그리고 교단(NCCK)과 국제 네트워크(WCC·JPIC)를 통해 사회 전반의 담론을 체계적으로 장악해 왔다. 김정석 목사의 망언이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는 배경에는 이처럼 이미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한 좌파의 왜곡된 역사 인식이 있다.

평화라는 달콤한 포장지로 현상 유지만 추구하는 것은 복음적 평화와는 정반대이다. 복음이 말하는 평화는 반드시 정의와 진리의 열매여야 하며, 인권, 신앙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자유가 철저히 배제된 사랑은 가짜 사랑일 뿐이다.

교회는 즉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분단의 근본 원인은 북한의 선제적 공산화와 6.25 남침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분명히 선포해야 한다. 또한, 지금도 참혹한 인권 탄압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강력하게 외쳐야 한다. 더 이상 위선적인 눈물과 공허한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유의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절대적 사명이다. 국가 역시 자유민주주의의 원리를 바탕으로 대북 정책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북한 인권 주간 즉시 법제화, 종교 자유 지수 정기 발표, 그리고 정보 접근과 탈출 경로 지원과 같이 북한 체제를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좌파의 왜곡된 역사 서사에 강력히 맞서 젊은 세대에게 진리와 자유의 가치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노력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

김정석 목사의 망언은 결코 한 사람의 우발적 실수가 아니다. 이는 좌파의 왜곡된 서사가 교회 강단까지 완전히 점령했다는 극도로 위험한 경고이다. 교회가 '평화'라는 달콤한 위장막 뒤에만 안주할 때, 복음의 힘은 완전히 무력화되고 북한 주민의 자유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사실은 반드시 사실대로, 복음은 반드시 복음대로 선포해야 한다. 교회와 국가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정의와 진리 위에 굳건히 선 주님의 참된 평화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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