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짙게 깔리며 시민들이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 대기 중 미세먼지가 시야를 가릴 정도로 짙어지면서 "밖에 나가기 두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길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는 지하철역에 들어서자마자 답답함을 호소하며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강변북로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최모(31) 씨는 "평소에는 한강 너머가 잘 보이는데, 이번 주는 안개처럼 뿌옇게 가려져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무직 박모(32) 씨도 "출근길 가시거리가 짧아 처음엔 안개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었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마스크 없이 외출했던 직장인 김모(37) 씨는 "길을 걷다 입안에서 먼지 맛이 느껴졌다"며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바로 샀다"고 토로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한모(30) 씨는 "눈이 불편해 안약까지 챙겨 나왔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걱정도 컸다. 김모(61) 씨는 "평소 딸과 손녀를 데리고 한강으로 자주 산책을 갔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는 창문을 열기도 걱정"이라고 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이모(37) 씨는 "2살 아이가 아직 마스크를 잘 쓰지 못해 집 안에서만 놀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자동차, 공장, 공사장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는 조치다.
환경부는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영서, 충남, 충북, 세종, 전북, 광주 등 9개 시도에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9일 45㎍/m³에서 21일 112㎍/m³로 급격히 상승했으며,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32㎍/m³에서 92㎍/m³로 증가했다. 이날 오전에도 미세먼지 91㎍/m³, 초미세먼지 73㎍/m³로 '나쁨' 상태를 유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쪽의 찬공기가 남하하지 못하고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서풍이 지속되면서 국외 미세먼지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에 더해 대기 정체로 인해 미세먼지가 수도권 등에서 축적돼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 미세먼지가 쌓인 상황에서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고농도 사례가 나타났다"며, "토요일(25일)께 동풍이 불어오면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에 대비해 마스크 착용과 물 자주 마시기 등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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