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3. 죄의 세 가지 성격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첫째, 죄는 빚입니다.

빚은 ‘주어진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을 뜻합니다. 죄가 빚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창조주이자 우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 아버지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주권은 다양한 측면을 지닙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국면, 즉 자연과 역사와 인간들의 세상에 절대적인 주권을 행사하십니다. 이 주권은 절대적인 권위가 따릅니다. 참고로 ‘권위’라는 영어단어 ‘authority’에는 창조주를 뜻하는 ‘author’이 담겨 있습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은 피조물에 대해 영원하고 유일한 소유주로서 절대적 권위를 가지십니다. 주인은 자신의 소유물을 사용하는 피사용자에게 권리를 가집니다. 마찬가지로 소유주이신 하나님은 피소유주에게 책임과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권위자는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명령하십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11:44)고 명령하십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도덕적인 의무를 부과하셨습니다. 의롭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투표나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시지 않습니다. 십계명을 제정할 때 회의를 열어서 정한 것이 아닙니다. 절대자로서 자신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유일한 도덕적 존재인 인간에게 직접 명령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 하나님의 명령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닙니다.
만약 세를 들어 사는 사람이 정한 날에 월세를 주인에게 납부하지 않을 경우 주인은 월세를 납부하라는 명령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월세를 납부하지 못하면 그에게 밀린 월세는 빚으로 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이 부과하신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할 경우 우리는 그분에게 빚을 지게 됩니다. 여기서 빚이 곧 죄가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 갚아야 할 빚, 즉 죄를 안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빚을 지게 되는 순간부터 하나님은 우리의 채권자가 되시고 우리는 채무자가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죄의 성질입니다. 우리는 빚을 갚아야 하듯이 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죄가 없는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더러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라 하셨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완전한 의의 상태에 이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더욱 난감한 것은 일상적인 빚이라면 할부로 갚아 나가는 길도 있지만 하나님에게 진 빚은 할부로 갚아 나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나아가 이 ‘죄의 빚’은 흔적을 지운다 해도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죄의 얼룩을 없애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죄의 얼룩을 없앨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고 있는 죄의 빚을 탕감할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리 우리가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빛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되리라”(사 1:18)

다시 말해, 채무자는 채권자가 베푸는 은혜와 자비에 의해 빚을 탕감 받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죄의 빚은 채권자이신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로 인해 베풀어질 때 탕감됩니다. 우리가 탕감 받아야 한다고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권리로서 주장할 수 있는 자비와 은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계약을 어긴 사람이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장하면서 채권자에게 채권의 이행을 늦추라고 명령할 수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하나님은 이 빚을 탕감 받는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영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를 대신하여 우리가 진 채무를 보증하시는 분이십니다. 은행에 밀린 이자도 보증이 있으면 채무이행을 면제받듯이 예수 그리스도가 아버지께 우리 빚의 보증을 서심으로 자연히 우리 죄의 빚이 탕감 받고 갚은 것으로 쳐 주시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히브리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와 같이 예수는 더 좋은 언약의 보증이 되셨느니라”(히 7:22)

‘빚지고는 살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간은 죄를 떠안고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죄로 인해 양심이 찔려 위축되고 부끄러워하며 당당하게 살수 없게 됩니다. 빚보다 무거운 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부끄럽고 무거운 짐을 예수님이 나를 대신하여 지신다고 하십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믿는 순간 바로 이 일이 실행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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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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