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은 '6개월 클럽'이 뉴욕 선한목자교회에서 공연되고 있다.   ©기독일보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은 한 창작 뮤지컬이 미국 한인 문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창작 뮤지컬인 '6개월 클럽'은 시한부 인생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 가운데 있는 갈등을 그리며 이들 가운데 복음이 심겨지는 과정을 그리는 뮤지컬이다.

'6개월 클럽'은 문화 저변이 넓지 않은 이민교회 내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된 기독교문화 컨텐츠로 지난 5월25일 선한목자교회(담임 황영진 목사) 공연을 비롯해 플러싱 타운홀과 이민교회 등에서 최근 총 5차례 공연을 펼쳤다.

극단 MAT(대표 최유진) 제작하고 기독교문화사역단체 PlanPlay(대표 이종길)가 기획한 이번 공연은 자체적인 문화 컨텐츠 생산이 어려운 이민사회 안에서 한인들에 의해 기독교 창작 뮤지컬이 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뮤지컬은 극단 MAT이 제작한 두 번째 한인 창작 뮤지컬로 MAT는 지난해에도 '자화상'이라는 뮤지컬을 선보이면서 이민교회 자체 뮤지컬 컨텐츠 제작의 가능성을 보였다.

◆ '6개월 클럽'으로 보여 준 한인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

'6개월 클럽'은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이들이 마지막 소회를 나눈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모임에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저마다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이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모임을 만든 극중의 '한만교'는 이민사회에서 힘들게 세일즈맨으로 살아가다가 일확천금을 꿈꾸며 방송계를 기웃거리는 인물이다.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이들의 애환과 회심의 과정을 그린 한인 창작 뮤지컬 '6개월 클럽'이 뉴욕 선한목자교회에서 공연되고 있다.   ©기독일보

'6개월 클럽'에 모여든 시한부 환자들의 대화를 몰래 카메라에 담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한만교가 그 모임을 개설하지만 이것이 하나님을 몰랐던 시한부 환자들이 신앙의 세계를 접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형식으로 극중 이야기가 전개 된다.

비록 극 전반적인 배경이 이민사회를 대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생활 배경을 비롯한 극중 부분적 요소들이 이민사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뮤지컬을 접하는 한인 이민자들은 큰 이질감 없이 뮤지컬의 환경 자체에 동화되고 몰입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6개월 클럽' 초반에 여기에 모인 이들은 모두 죽음을 앞두고 세상에 대한 경멸과 분노만이 남았기에 복음이란 그저 사치에 불과한 것으로 다가왔다. 하나님을 전하는 목소리에는 모두가 과연 창조주가 있다면 자신의 병을 고쳐보라며 냉소를 보내기까지 했다.

'6개월 클럽'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알리고자 하는 여주인공의 호소와 이에 얼음같이 차가운 말로 하나님을 부인하고 원망하기까지 하는 시한부 인생들과의 대화는 실제 우리 환경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불신자와의 대화 내용이기에 극중에 대화가 풀어져 나가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기독교인이라면 크게 공감할 요소들을 담고 있다.

극단 MAT의 두번째 창작 뮤지컬 '6개월 클럽' 공연 모습.   ©기독일보

시한부 인생들의 모임에서 극적으로 병이 치료되는 '기적' 이나 '치유'에 대한 연출은 없으나 대신 내면의 변화와 치유에 초점이 맞춰 극은 진행된다. 하나님이 안계시다고 우겨대는 시한부 인생들의 논리적인 말에 주인공의 하나님에 대한 증거는 오히려 부족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자신이 불행하기에 하나님이 없다고 굳게 믿고 있는 착각이나 하나님에 대한 무의미한 논리적 접근을 깨는 무언가가 있음을 뮤지컬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 무엇이란 진정한 복음이고 이는 논리가 아니라 사랑의 능력이자 곧 생명의 능력인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 일반 과학계의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갈등을 극중 과학자의 입을 통해서 들어보는 것도 일방 성도들에게는 새로운 체험이었다. 자연 상태에서 엔트로피 수치가 절대 높아지지 않는다는 제2열역학 법칙에 위배되는 생명체와 인간의 탄생을 두고 창조주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과학자의 진솔한 대화는 관람객에게 또 하나의 간접적 체험을 제공해 준다.

◆ 힘든 환경 속 "좋은 작품 계속 정진할 것"

이번 이민교회 내 자체적 한인창작극은 여러 이민교회를 이동하며 뮤지컬을 공연하는 상황 가운데서 한국의 대학로 공연과 같은 화려한 무대연출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스토리의 탄탄함은 여느 수준 높은 공연 못지 않았다.

실제 극단 MAT에는 뉴욕시립대 연극연기 전공자를 비롯해 한국과 미주 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연극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모두 유학생이거나 혹은 이민자들로 배우와 스텝들이 구성된 극단 MAT은 모두 힘든 환경 가운데서도 선교 마인드를 기반으로 서로 협력해서 일하고 있다.

극단 MAT은 신학교를 다니며 목회자를 꿈꾸다가 다른 사명을 깨닫고 변호사가 된 송태경 현 MAT 대표와 뮤지컬이 전도와 사역의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여디디아'를 조직해 활동하다가 송태경 변호사를 만난 앤드류 임 연출가가 힘을 합쳐 세웠다.

앤드류 임 연출가는 동포사회에서 연극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관객 역시 훈련되어야 한다고 지론을 갖고 있었고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연극을 활성화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송태경 대표 역시 청소년 사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던 중에 앤드류 임 연출가를 만나 교감을 이루며 극단 MAT를 출범시키게 된다.

극단 MAT 송태경 대표는 "크리스천 연극과 청소년 연극에 뜻을 둔 두 사람이 각자 운영하고 있던 두 개의 극단을 하나로 합쳐 탄생한 것이 지금의 MAT"라며 "이민교회 내 수준높은 컨텐츠 개발로 이민교회의 문화공연을 선도하고자 모두 힘써 일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과 깊이 없는 문화적 환경 속에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신선하고 수준높은 공연을 통해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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