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정기세미나가 20일 서울 세곡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이 ‘교회사와 목회’라는 주제로 20일 서울 강남구 세곡교회(담임 박의서 목사)에서 제37기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역사신학자들인 이상규 교수(백석대 석좌), 박상봉 교수(합동신대), 서창원 교수(전 총신대 신대원), 김효남 교수(총신대 신대원)가 강사로 나섰다.

기독교의 역사관은?

먼저 ‘왜 역사(교회사)를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발표한 이상규 교수는 특히 기독교의 역사관에 대해 “역사는 하나님의 창조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역사 과정은 의미 없는 반복이 아니라 유의미한 진보이며, 분명한 종말을 향해 가는 목적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 히브리적 역사 이해였다”며 “이런 히브리적 역사관을 계승한 것이 기독교 역사관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의 역사 이해는 근본적으로 다음의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했다.

①역사는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계획이 펼쳐지는 과정이라는 점 ②모든 역사 과정은 맹목적이거나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개입하시고 간섭하시고 섭리하신다는 점 ③역사는 분명한 시작과 함께 분명한 목표, 곧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사실 우리에게는 역사를 긴 안목으로 헤아리는 안목이 없다. 눈앞의 현실만 인식할 뿐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섭리를 통시적으로 파악하지 못 한다”며 “우리의 단견으로는 하나님의 침묵을 읽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긴 안목으로 역사를 굽어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시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낙담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 우리의 현실은 절망적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불의와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침묵이 너무 길다고 느끼기도 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때’에 대한 우리의 개념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헤아리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역사를 당신의 거룩한 뜻 안에서 이루어 가실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는 역사를 원근법으로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 하든 우리의 날들은 오직 주의 선하신 손 안에 있다”고 했다.

“교회 안에서 오직 예수만이 왕 되어야”

이어 ‘종교개혁과 개혁된 교회의 목회-쯔빙글리의 「목자」(1524)를 통해서 본 바른 목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박상봉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한편으로 개교회 교황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적인 수단으로서 교회의 직분과 질서에 대해 회의를 갖은 무정부주의의 심화”라고 했다.

박 교수는 “교회는 어떤 형태로든지 인간에 의해 다스려지는 곳이 아니다. 신학적인 입장에 따라 교회 정치의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교회 안에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브라함 카이퍼가 외쳤던 것처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유의 주재이신 그리스도께서 ‘나의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는 영역은 한 치도 없다”며 “당연히, 교회는 주님의 주권적인 통치가 가장 온전히 실현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쯔빙글리를 비롯한 다른 종교개혁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를 직접적으로 통치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목숨을 건 저항의 삶을 살았을 뿐 아니라, 그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모든 인간적인 사심을 내려놓고 오직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목회를 지향했다”고 했다.

그는 “쯔빙글리가 목사로서 어려운 현실에 속에서도 교회의 머리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적으로 통치하시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헌신했듯이, 우리도 오늘 시대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주님의 통치가 온전히 실현되는 교회를 위해 헌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역사신학이란?

다음으로 ‘역사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서창원 교수는 “역사신학은 교회사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지만 교회사는 과거 교회의 역사적 사실들을 눈여겨보는 것이라면, 그 역사적 진행 과정에서 형성된 기독교 신학의 발전사(혹은 사상사)와 그 신학이 교회 발전에 미친 영향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역사신학”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흔히 ‘과거의 축적이 현재를 낳고 현재의 축적이 미래를 낳는다’라는 말은 일반 역사만이 아니라 교회 역사에서도 뚜렷하게 증명된다. 현재의 교회 위치나 위상을 알려면 과거 교회가 어떻게 해왔는지를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일에 최적의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역사신학”이라고 했다.

그는 ”따라서 현대인들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인 과거 역사에 대한 망각은 족보 없는 교회를 양산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교회 미래는 가장 불투명하고 불확실하지만, 교회의 머리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섭리와 통치권을 믿음이 그나마 소망을 잃지 않게 할 뿐”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현대 시대의 다양성에 노출된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성경적 교훈과 신학적 근간을 되새김질함이 더 중요한 시대에 있지만 성경보다는 인문과학에 치중하고, 신학보다는 실용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현 상황은 미래 교회에 대한 소망이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고도 했다.

청교도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끝으로 ‘청교도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의 가치와 의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효남 교수는 “개혁파 정통주의 시대야말로 가장 신학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경건에 있어서도 탁월했던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은 신학의 제 분야에 깊은 관심을 쏟으며, 초대교회가 다져놓은 바른 신학의 기초 위에서 중세시대 소수의 무리를 통한 초대교회 신학의 계승과 발전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그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탁월한 성경적인 신학 체계를 세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역사가 140년이 되어가지만 우리 안에는 개혁신학이 적용된 가정과 교회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천적인 전통이 매우 부족하다”며 “왜냐하면 이는 인간의 본성과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여러 세대에 걸친 실험과 반성을 통해 수정되어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신학적인 발전도 부족했고, 실험과 수정을 위한 기간도 짧았기 개혁신학이 적용된 실천적 전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도 개혁파 정통주의 시대와 청교도들의 실천과 전통은 우리에게 매우 큰 유익을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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