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뉴시스
이영진 교수(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백신과 666’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에서 “기독교인이 코로나 백신과 666을 동일시하는 것은 심정은 이해하나 미개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의료에 대한 불신은 신구약의 오랜 전통이지만, 그것은 고대에 일반인이 접할 수 있었던 의료란 대부분이 무속·무당들이었기 때문”이라며 “혈루증 걸린 여인이 의사들에게 괴로움을 받고 효험이 없었다는 말은 무당들에게 괴로움만 받고 효험이 없었다는 말과 같은 말”이라고 했다.

그는 “의료가 과학으로 거듭난 후에 일부 기독교도가 과학을 배격하고 무속으로 선회한 것은 일종의 역설”이라며 “신앙의 선조들이 배격했던 바로 그것을 신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666이라고 지목하는 기독교인들이 대부분 시한부 종말론이나 변형된 지식에 함몰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퍼스널 컴퓨터가 등장한 80년대에 바코드가 666이라고 지목하는 선전물이 봇물을 이뤘는데, 이런 지식은 90년대 다미선교회 시한부 종말론으로 자연스럽게 결집해 갈아탔다”고 했다.

이 교수는 “백신에 관한 부작용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맞아야 하는 사람은 좋아서 맞는게 아니”라며 “의료인이기 때문에, 혹은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666일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때 666이 상징하는 바는 약의 성분이라기보다는 제도”라며 “백신이 그렇게 666이라고 가정한다면, 당신이 ‘백신은 666이다’라고 자판을 두들기는 이 스마트폰도 666이다. 신용카드도 666이다, 아니 은행 자체도, 건강보험 코드도…, 그 모든 게 666이다. 벗어날 수 없단 뜻”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666의 기원이 된 요한계시록 13장 18절은 당대 유대 저술가들에게 유행하던 게마트리아 유희(수비놀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666(χξς́)이 아니라 616(χις́)이라 적힌 사본도 있다. 꼭 666만이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어 “황제 네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이 심벌은 네로를 그리스어로 표기했을 때와 라틴어로 표기 했을 때의 차이일 뿐”이라며 “히브리어와 달리 헬라어에는 6에 대응하는 알파벳이 없다. 5를 뜻하는 엡실론(ε) 다음이 곧바로 7인 제타(ζ)이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 6이라는 숫자는 뭘로 쓰냐. 단어의 꼬리로만 쓰이는 바로 이 ς(스티그마)”라며 “꼬리가 심벌이지 666(χξς́)이냐 616(χις́)이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 꼬리가 달린 건 짐승 뿐이므로 그래서 짐승의 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 짐승의 표는 잘 석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들어오고 자리잡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의료 분야 선교인데, 의료 분야를 원천적으로 666이라고 했다간 여전히 끓이지도 않은 물, 배설물 섞인 물을 마시며 전염병에 노출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과거에 바리새인들은 금요일 직전에는 약을 쓰지 않았다. 약효가 안식일에 운동하기에 안식일을 범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백신을 666이라고 비난하기보다 “완전치 못한 백신을 안 맞으면 안 되는 분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