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최근까지 전통 예배와 현대 예배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한국교회 내에서도 활발했으며, 사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현대 예배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때부터 전통 예배와의 갈등이 표면화되었다. 이를 ‘예배 전쟁(Worship Warfare)’라 불렀다.
세대 간의 긴장으로 촉발된 이 갈등은 이후 특정 악기의 사용 여부, 찬양단과 성가대의 역할, 강대상의 위치 등 수많은 크고 작은 논제들이 마찰을 일으켰다. 모두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배하는 데 있어서 목적은 같지만, 서로 다른 신앙관에 따라 보이지 않는 주도권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요즘 M세대 또는 Z세대라고 불리는 다음 세대들에겐 관심 없는 이야기일수 있지만, 예배와 찬양, 음악의 정의들이 좀 더 명확해질수록 하나님께 나아가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본질과 비본질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대부분은 비본질에 대한 것이다. 드럼을 사용할 것인지 아닌지, 예배 중에 찬송가를 꼭 불러야 하는지 아닌지, 성가대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다. 예배에서 악기를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교파가 나누어지기도 하고, 드럼을 예배에서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실제 교회가 나누어지기도 했다.

전통 예배와 현대 예배가 추구하는 방향은 큰 틀에서 같다. 교파의 색과 특징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각 예배가 장점과 단점 그리고 주장하는 소소한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드리고 있는 현재의 예배가 미래에도 같이 적용되고 흘러갈 때 그 흐름에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다.

하지만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교회는 생명력을 유지하며 여러 어려운 갈등과 상황들을 잘 이겨 내왔음을 알 수 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시대에 맞지 않는 예배의 규례들은 자연적으로 사라지고 약화될 것이다. 그리고 올바른 예배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 영향력으로 인해 그렇지 못한 예배들이 선순환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문제는 다음 세대들이다. 지금의 1세대들이 모여 함께 예배하는 공동체에게는 큰 문제가 없다. 지금이 행복하고 익숙하고 좋은 것이다. 1세대가 대부분인 예배에서 찬송가만을 부르고, 전통적인 예배의 형식과 예전 등이 어쩌면 영혼의 고향과 같이 마음을 가장 편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점점 전통 예배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신앙의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지금의 교회 예배 상황은 문제가 커 보인다.

또 한 가지는 예배에 대한 규정과 정의가 없다는 것이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게 만든다. 전통적인 예배를 고수하는 교회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 현대 예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누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고 예배의 정의와 규례 등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다. 물론 우리의 예배가 교파별로 매뉴얼이 있고, 예배 가이드가 있지만, 대체로 한국 교회의 예배는 오래된 신앙적 경험에서 축적되어 나오는 것이다. 예배의 실제적인 많은 부분들이 정의가 되고 예배를 규정하는 규례가 되어왔다.

그러므로 예배에서의 우리의 갈등은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더 큰 혼란을 잠재우고, 일부 제대로 신앙생활하고 예배하고자 하는 예배자들을 위해서 예배에 대한 정의와 규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모범적인 좋은 예배들이 많아지게 되면 자신들의 예배만이 옳다고 고수하려는 신념에도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그것의 본질적 바탕과 기초는 ‘성경적이냐 아니냐’일 뿐이다.

예배에 대한 성경적인 정의는 매우 분명하므로 이것을 따르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성경적인 예배의 본질을 기준으로 그 정의들을 하나 둘 세워나간다면 머지않아 좋은 예배의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예배에서의 전쟁은 본질적으로 1세대와 다음 세대와의 싸움이 아니라 성경적인 정의와 경험적인 정의 간에 싸움이다.

가진수
예배 현장

예배에 대한 공통적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의 예배가 전적으로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고, 하나님께만 집중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 올바른 예배의 방향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예배에 참여하는 예배자들이 세상은 간곳없고 요한계시록 4~5장의 영과 진리가 바탕이 된 천상의 예배를 느낄 수 있게 준비하고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소한 1년에 한두 차례는 예배에 대한 설문조사가 필요하다. 나는 예배에 목숨 건 지도자들이라면 지금 드리고 있는 예배가 정말 예배자들에게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예배인지 궁금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참된 예배로 준비되는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싶을 것이다. 그냥 주일 예배가 맹숭맹숭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아무 감흥도 일어나지 않고, 기대도 하지 않는 그런 예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만 명이 예배 드리면서 100명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과 100명이 예배 드리면서 100명이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했다면, 같은 100명이라 할지라도 어느 예배가 더 온전한 예배인가?

지금의 시대는 많은 회중이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배 드리는 예배자 중에 얼마나 많은 비율이 하나님을 예배 속에서 만났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교회는 복지단체나 사회운동단체가 아니다. 하나님께 예배 드리기 위해 하나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예배에 성공하지 못한 교회가 다른 많은 일을 유명하게 한들 그것은 교회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다. 예배가 올바로 세워진 후, 예배자들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인 능력을 회복한 후, 하고 싶은 다음 일을 해도 늦지 않다. 일주일 동안 세상에서 힘들고 영적 빈곤과 어려움 속에 지내다가 온 예배자들을 위해 영을 새롭게 세우고 회복할 수 있도록 전심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건 사역자의 직무유기다.

지금 영적으로 쇠잔해 있는 이 때에 하나님이 성령님을 통해 매일 매순간 부어주시는 영적 능력을 회복하고 다음 세대를 기대하며 세상을 향해 담대히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한국 교회와 예배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삼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주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를 강하게 하사 나의 두 눈을 뺀 블레셋 사람에게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 하고”(삿 16:28)

가진수
가진수 교수 ©기독일보 디비

<가진수 교수 프로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Fuller Theological Seminary) 목회학박사(DMin.)
미국 로버트 웨버 예배 대학원(The Robert E. Webber Institute for Worship Studies, IWS) 예배학박사(DWS)
현재, 미국 월드미션대학교(World Mission University) 예배학과 교수 겸 학과장
현재, 글로벌워십미니스트리(Global Worship Ministry) 설립자
현재, 워십리더코리아(Worship Leader Korea) 설립자
현재, 국민일보 등 예배 칼럼니스트
현재, 예배 찬양 인도자
『성경적 하나님의 임재 연습』 『예배 찬양 인도』(상,하권) 『예배 성경(신,구약)』 『예배, 패러다임 시프트』 등 다수 저술
『예배의 흐름』 『예배의 고대와 미래』 『예배란 무엇인가?』 『하늘의 예배를 회복하라』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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