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에서 구약학을 가르쳤던 김경열 교수(말씀의집 대표)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잡족"이 섞여 있었음을 명시하는 출애굽 기사(출12:38)에 대해서 구약 이스라엘 공동체의 정체성이 배타적이지 않았음을 지시해 주는 것이라고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또 히브리어 '에레브'라는 단어가 "잡족"으로 번역된 데에 그 폄하적 뉘앙스에 유감의 입장을 표했다. 김 교수는 "(잡족으로 번역된 것이)히브리어로 <에레브>라는 단어인데, "혼합된 무리"를 뜻한다"며 "그래서 "잡족"이 엄밀히 틀린 번역은 아니나 이 단어의 쓰임새가 매우 차별적이고 폄하적"이라고 했다.

새번역은 그런 차별적인 뉘앙스를 제거하고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그 밖에도 다른 여러 민족들이 많이 그들을 따라 나섰고, 양과 소 등 수많은 집짐승 떼가 그들을 따랐다."

김 교수는 "사실 함께 출애굽을 했던 여러 이방 민족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된다"며 "그런데 그들이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에게 긍정적, 부정적 영향 둘 다 끼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긍정적으로는 그나스 족속이었던(에돔의 후손의 한 갈래로 보임) 갈렙과 같은 인물이 혁혁한 공을 세운다"고 했으며 이어 부정적으로는 "이집트 아버지와 이스라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족의 어떤 사람이 이웃과 싸우다 레위기에서 "하나님을 저주하는" 큰 죄를 짓는다(레 24:10-11)"고 했다. 이 밖에도 민수기에서 이스라엘 중에 섞여 살던 무리들이 고기를 먹고 싶어 백성을 선동하는 장면도 나온다(민 11:4).

다양한 민족이 함께 한다는 것은 이처럼 장점도 있지만 혼합주의의 위험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이스라엘 공동체가 처음부터 하나님의 계획 하에 "여러 민족의 혼합"으로 출발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암시를 내포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열린 공동체", "열린 사회"로 출발했다는 사실이다"라며 "합류하여 섞였으나 완전히 동화되지 않은 일부 무리들이 계속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그들 중 갈렙과 같은 비교불가한 영웅들이 이스라엘 건설에 절대적 공헌을 한다. 이방인 뿌리를 가졌던 갈렙에 대해 성경은 더 이상의 정보를 우리에게 주지 않지만, 아마 그는 유다 지파로 입적되어 영원히 칭송을 받는다"고 했다.

이에 김 교수는 "이스라엘이 일차로 폐쇄된 혈연 공동체의 성격을 가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 사회는 열린 문을 가진 개방 공동체였다는 것도 명백하다"라며 "어떤 이방인이든지 할례를 받고 언약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개종을 한 뒤, 언약의 의무를 수행하면 그는 하나님의 약속들의 공동의 수혜자가 되었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인데 이스라엘 백성에게 어떤 얹혀사는 "거류민"(히. 게르)이 할례를 받으면, 유월절에 참여할 수 있었고 축복의 수혜자가 되었으며 그는 이스라엘 백성과 거의 동등한 시민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구약의 이스라엘 공동체는 배타적인 것 같으면서도 포용적이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갈렙 뿐 아니라 모압 여인 룻, 가나안 여인 기생 다말 등이 언약 공동체에 합류하여 영웅으로 남을 수 있었고 나아가 그들의 계보를 통해 예수님이 오셨다"며 "육신과 혈통적으로는 그분은 사람들이 잡족이라 일컫는 민족들, 즉 모든 잡족의 피가 섞인 계보를 통해 이 땅에 오신 것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구약이 언약 공동체에 합류한 그들을 "잡족"처리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동일한 공동체의 여러 민족을 "잡족"이라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라며 "이것이 우리가 속한 교회의 바른 모습이리라 본다. 가까이는 혈연, 지연, 학연으로 구별되지 않고 인종적으로,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없는 교회이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열린 공동체, 개방 사회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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