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기
©Wikimedia Commons/Nick Taylor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이란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 협상에 대한 반발로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무덤을 파괴할 것이라는 위협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위협을 받고 있는 무덤은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유대인 왕비 에스더와 친척인 모르드개의 것으로 에스더는 페르시아 왕 아하수에로의 왕비였다. 에스더는 유대 민족의 학살을 막는데 공을 세웠으며 이 장소는 이란의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에게 인기있는 순례지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하마단에 위치한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무덤을 파괴할 것이라는 위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란 정부가 종교적인 장소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소수 민족 권리 동맹(Alliance for Rights of All Minorities·ARAM)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유서 깊은 유대 유적지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며 "이란 당국은 하마단에 위치한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무덤을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영사관으로 개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대학살을 막은 성경의 유대인 영웅이었다. 이들의 매장지는 전 세계 유대인과 역사 애호가들에게 중요한 상징적인 장소였다"며 "이란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바시즈 대원이 어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에 대한 복수의 행동으로 역사적인 유적지를 습격하려 했다"고 게시했다.

하지만 이 보고는 아직 미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기독연대(ICC)는 당초 "무덤 파괴에 대한 이란의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언론인 예루살렘 포스트는 언론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최초 보도는 이란의 기독교 뉴스 매체인 Mohabat News에 지난 7일 보도됐다. 해당 기사는 하마단 대학의 'Council for Explaining Students' Mobilization'에 의해 제기된 경고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무덤 파괴에 대한 위협이 처음은 아니었다고 CP는 전했다.

브루클린의 한 유대 언론에 따르면 아부 알리시나 대학의 바시즈 회원 그룹은 지난 2008년 이 무덤이 국가 유적지로 지정되었지만 2010년 무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또 이란 당국이 지난 2011년 무덤의 지위를 낮추고 순례지라라는 표시를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ICC는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무덤은 유대인과 기독교인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인들이 그러한 민감한 시점에 무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을 더 박해 할 큰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에게 순례지로 꼽히는 몇몇 장소는 급진적인 무슬림들에 의해 수년에 걸쳐 파괴의 표적이 되었다. 지난 2014년 이슬람 국가(IS)는 이라크에서 요나의 무덤을 파괴한 바 있다고 CP는 전했다.

한편, 오픈도어 USA의 2020 세계 감시 목록에 따르면 이란은 기독교 박해로 세계에서 9번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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