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버젓이 광고를 하게 내버려두다니..."

한 목회자가 '통일교 광고'가 실린 한 기독교 관련 웹페이지(이하 A사이트)를 캡쳐해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남긴 말이다. 해당 광고에는 통일교 창시자인 故 문선명과 그의 배우자인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의 사진이 담겨 있다. '천지인 참부모 성탄 100주년 천주성혼 60주년'이라는 카피와 함께.

이 SNS 게시글에는 이런 광고가 기독교 관련 웹페이지에 실린 것 자체를 어이 없어 하거나, 그 운영자를 질타하는 댓글이 달렸다.

확인 결과 해당 광고는 A사이트의 운영자가 광고주와 직접 계약을 맺고 게재한 것이 아닌 '구글 애드센스(AdSense)'에 의한 것이었다. 실제 A사이트 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서도 이 광고가 발견됐다.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을 운영하는 '구글'은 각종 내용의 광고를 각 웹페이지마다 띄우면서 그 업체와 수익을 나눈다. 그렇다 보니 때로 홈페이지의 특성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광고가 의도치 않게 게재되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A사이트의 '통일교 광고'가 바로 이런 경우다.

 

구글
©pixabay.com

그렇다고 광고들이 아무런 기준 없이 무작위로 노출되는 건 아니다. 구글 애드센스는 광고가 걸릴 각 웹페이지 사용자들의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해 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광고를 띄운다. 일종의 '타깃 광고'다.

때문에 광고주들은 가능한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최적화된 검색어를 구글 측에 등록한다. 가령 기독교인들에게 광고를 노출시키고 싶을 경우, 광고주가 '기독교'나 '교회' '성경'과 같은 검색어를 등록하면, 구글은 이런 단어를 자주 검색한 사용자들이 찾는 웹페이지에 해당 광고를 띄우는 식이다.

그렇다면 A사이트에 접속하는 이들이 평소 인터넷을 통해 '통일교' 관련 단어를 많이 검색했거나, 아니면 통일교 측에서 기독교 연관 검색어를 등록한 까닭에 기독교인들이 자주 찾는 A사이트가 소위 '유탄'을 맞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광고가 뜬다는 걸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그냥 방치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쪽이든 A사이트 운영자로선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구글 애드센스의 이런 특성을 알고 있는 이들은, 이건 A사이트 운영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물론 원하지 않는 광고가 달렸을 경우, 웹페이지의 운영자는 구글 측에 이를 알려 더 이상 관련 광고가 뜨지 않게 조치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기독교가 sns에 취약하고 교회들이 관심이 없어 이단들이 판을치고 있다"며 "우리 젊은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개발하고 요소요소 유혹의 그물을 치고 있는데 교회들은 무방비 상태"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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