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승현 기자] 지난 1월 3일(현지시간) 아침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 '이란 2인자' 등으로 알려진 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군인 쿠드수군(Quds Force)의 카셈 솔레이마니(Qassem Soleimani) 사령관이 사망한 가운데,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이 공격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세계관 단체인 '콜슨센터포크리스천월드뷰(Colson Center for Christian Worldview, CCCW)'의 존 스톤스트릿과 데이빗 칼슨은 6일 크리스천포스트에 기고한 "솔레이마니, 미국, 그리고 정전론(Soleimani, the US, and just war)"이라는 제목의 공동 칼럼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다루었다.

솔레이마니는 지난 수십년 동안 이슬람 테러조직인 헤즈볼라를 뒤에서 돈과 무기 등으로 지원해왔고, 레바논에 만든 헤즈볼라의 성공에 고무돼 헤즈볼라를 모델로 한 테러조직을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 구축해왔다. 시리아에서 그의 군대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와 동맹을 맺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왔는데, 이로 인해 1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고 떠돌이가 됐으며,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다.

최근 사우디 유전을 폭파한 것은 물론 국제 유조선들을 공격해왔으며, 중동 지역의 미군을 목표로 한 테러활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중동 전역에서 무력 충돌과 테러 행위에 관여해왔다. 미 국방부에서는 솔레이마니의 지휘 아래 지금까지 600명 이상의 미군들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솔레이마니는 미국과 이라크 정부에 대해 더 많은 군사계획을 준비해오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에 대한 공격은 레드라인이라고 분명히 밝혀왔지만, 이전 정권에서 미국인들을 살해해도 보복이 없었기에 솔레이마니는 이를 흘려 들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경솔한 생각에 대해 드론 공습으로 응답했다.

미국의 진보적 싱크탱크인 미래 예측·분석 싱크탱크 허드슨 인스티튜트(Hudson Institute)의 마이클 도란(Michael Doran)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수십 년 동안의 군사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온 건축가를 제거한 것은 중동 정치의 구조적인 변화를 나타낸다"면서 이 변화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알 수 없지만 "가장 치명적인 테러리스트를 제거함으로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더 좋은 곳이 되었다"고 평했다.

백악관과 국방부의 전 고위관리였던 도란은 "그동안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죽일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반대의 결정을 내렸었다"면서 "이 결정은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 못했으며, 솔레이마니가 자신의 제국을 건설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했고, 신화적 입지를 가질 수 있게 했다"고도 했다.

그는 하지만 "놀랍지 않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드론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간 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솔레이마니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왔고 공격 계획에 직접 관여해왔다는 사실을 무시한 분석"이라고도 지적했다.

또한 중동 전역에서 소셜 미디어에 그들이 겪은 많은 불행을 만들어낸 자의 죽음에 대해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동영상이 포스팅으로 올라왔다고도 했다. 이번 미국의 솔레이마니 드론 공습이 중동 전역의 중동인들에 의해 환영을 받았다는 것.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중동인들)의 즐거움에 함께 해야 하며, 솔레이마니의 살인적인 반미 유산을 제거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글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이 아닌 진보 싱크탱크에서도 이번 공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평화를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은 전쟁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된다. 더 나아가 이번 드론 공습으로 인해, 이란의 반발이 거세지고, 시파아 민병대를 통한 대리 전쟁이 확대되고, 중동은 물론 미국에서도 테러가 일어나거나 중동을 넘어 전 세계로 전쟁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전쟁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정당한 전쟁도 있다고 말하는 소위 '정전론(Just War Theory)'도 있다.

초기 기독교 사상가였던 성 어거스틴에서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고 종교개혁주의자들에 이르기까지 수 세기 동안 이들은 적으로부터, 악으로부터 그들의 이웃을 보호하는 기독교인의 사랑의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의 폭력적인 행위를 정당화하는 일련의 조건들을 제안했다.

첫째, 전쟁의 원인과 그 배후의 의도가 정당해야 한다.

둘째, 이 전쟁은 합법적 권위를 가진 자들에 의해 시작되어야 한다.

셋째, 힘(폭력)은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넷째, 전쟁에 사용되는 힘은 위협에 비례해야 한다.

다섯째, 힘(폭력)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여섯째, 승리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스톤스트릿과 칼슨은 이러한 정전론의 조건에 근거해 이번 미국의 솔레이마니 드론 공습에 대해 "솔레이마니의 오랜 테러와 악행의 이력, 민간인을 포함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감안할 때,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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