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앙연구원 양동안 명예교수.
한국중앙연구원 양동안 명예교수. ©자료사진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8.15광복절을 맞아 논란 많은 건국절 토론회가 열렸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양동안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라고 주장하고, '1919년 건국일'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양동안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건국일이 언제인지를 놓고 10여 년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통에 국민 압도적 다수가 조국의 건국일을 틀리게 알거나 모르고 있다"며 "국가가 건립된 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난 대한민국이 아직도 '생일이 불확실한' 국가라는 것은 국민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라 주장했다.

대한민국이 처음부터 '건국일이 불확실한 국가'였던 것은 아니었다. 1949년 8월 15일 정부는 '대한민국 독립 1주년' 기념식을 거행했으며, 모든 정당과 신문들은 독립 1주년 기념 성명을 발표하고 기념 기사를 보도했다. 양 교수는 "국가의 독립과 건국은 실천적 내용이 동일하기 때문에 1949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독립 1주년이 되었다 함은 곧 그 1년 전인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실제로 1949년 독립 1주년 기념 기사를 보도하는 데 일부 신문은 '건국 1주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정당들의 성명에서 대한민국 건립(설) 1주년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교수는 "이후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건국되었다는 사실,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1948년 8월 15일이란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인정되어 왔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일이 생긴다. 양 교수는 "1980년대 좌익운동권이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선전투쟁의 일환으로 해방전후사 및 한국현대사를 대한민국 부정적 관점에서 서술한 도서들을 대량으로 쏟아내면서부터 대한민국의 국가성 및 국가적 정체성을 훼손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독립'이나 '건국'이란 용어의 사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확산됐다"고 밝히고, "좌익운동권의 이런 투쟁에 점차 비좌익 한국사 연구자들도 동조하게 된다"고 했다.

양 교수는 "그런 경향이 해가 갈수록 강화되어 건국 60주년 되던 해인 2008년 광복회와 한국사학회 및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합세,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된 것이 아니라 1919년 건국되었다고 주장하며, 이명박 정부에 대해 '건국 60주년'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밝히고, "겁쟁이 이명박 정부는 이에 굴복했고, 이후 행정부 관리들은 '건국'이란 용어의 사용을 회피했으며, 언론매체들도 이에 동조했다"며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은 건국일을 잃어버렸고, 오늘날 '생일 없는 인간'과 같은 초라한 국가로 전락했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건국일이 실종됨으로 해서, 각급 학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우리 민족의 과거 국가들의 건국일은 다 기록되어 있으면서 우리 민족의 현재 국가인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기록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대한민국 건국일을 모르게 된 것"이라 했다.

이어 양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한민국 건국일이 언제인가를 둘러싼 논란은 한 층 더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문 대통령이 1919년이 대한민국 건국연도이며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 연도로 주장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인데, 국가원수가 이런 입장을 취하니 1919년 건국설을 주장하는 세력의 기세가 더욱 등등해졌다"고 했다.

양동안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노력은 3.1운동에서 시작됐다고 봤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대한민국의 건국이 이뤄진 것은 1948년 8월 15일이라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국민축하식'을 거행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음을 선언했다"며 "미군정과의 사전 합의에 따라 이날 밤 12시를 기해 미군정으로부터 통치권, 곧 주권을 인수했는데, 이로써 국가 구성의 4개 필수 요소인 영토 국민 정부 주권을 완비한 대한민국이란 독립국가가 탄생된 것"이라 주장했다.

그렇다면 왜 1919년 건국설 주장이 나오고 있는걸까. 양 교수는 "1919년 건국설을 개진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정리하면 4가지가 된다"고 말하고, "그 중 가장 광범위하게 주장되는 것은 대한민국 최초 헌법 전문에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이라는 구절이 있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임시정부 수립연도인 1919년에서 기산하는 '민국'연호를 사용했으므로 대한민국 건국연도가 1919년이라는 주장"이라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의 기원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비롯됐다고 현행 헌법에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천명했으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 대한민국의 건국연도라는 주장 ▶1919년 4월 상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가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건국연도를 1919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 ▶1919년을 건국연도로 하면 국제법상 불이익을 면할 수 있으므로 1919년을 대한민국의 건국연도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존재한다고 그는 봤다.

그러나 양 교수는 이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인간도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 생일을 기념한다"고 말하고, "대한민국이 가치있는 국가라는 것을 인정하려면 건국일을 정확하게 확인해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임시정부가 1919년 건국설을 부인하는 사료들을 많이 생산해 냈다"고 말하고, 신뢰도가 극히 낮은 사료에만 의존해 자기들의 주장만을 고집한다면 그 학문하는 자세의 기본과 도덕성이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도 이야기 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건국일 논란에 대한 '맞짱'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자유민주연구원 유동열 원장의 사회로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는 양동안 교수와 이영훈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이주천 교수(전 원광대 사학과) 등이 나섰으며, (진보)민주주의 진영에서는 김민철 연구위원(민족문제연구소), 전우용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심용환 교수(성공회대 외래교수) 등이 나서서 토론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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