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밤에 전달받은 권태진 시인의 「시작하다」 시집을 어제 하루 내내 읽어가면서 떠오르는 명제가 있었다. 시는 낳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는 체험으로부터 우러나온다는 의미이다. 저마다 체험의 대상은 달라도 혼자서는 토해 낼 수 없는 것이 바로 시이다. 반드시 대상이 있고 그 대상에 대한 시인의 고백이 시라는 언어로 표출되는 것이다.
시가 거의 40%를 차지하는 구약성서는 세 종류의 언어구사가 있다.
1.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 역사서들과 잠언, 전도서등 지혜문학이 있다.
2. 하나님이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 예언서인데 예언자는 “여호와 입의 말이니라”라고 선포한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3. 시편- 사람이 직접 하나님께 하는 말로서 탄원할 때도 있고 감사와 찬양하는 것도 있다.
송암시인의 목회, 가정, 사랑을 「시작하다」 44편의 시편은 히브리어 트힐림이 의미하고 있는 찬양을 드러내주고 있다. 인간이 하나님을 체험하고 나서 우러나오는 찬양이 송암의 시편 「시작하다」이다. 송암시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시가 태어났다. 65년 전 아득한 고향 동리, 1978년 10월의 38년전 군포역 근처 쓰레기장 옆의 황량한 함바 천막, 춥고 쓸쓸한 천막교회 내부에서도 시인의 시선이 머무르기만 하면 시가 태어나는 것이었다. 송암의 삶과 목회가 함축되어 서정적 고백시를 퍼올리고 부연된 시작노트는 시인의 세계를 서사하면서 산문시가 되어서 각각이 하나가 된 연결시이다. 「시작하다」에는 44편의 서정시와 44편의 산문시가 담겨져서 실상은 88편의 연작시를 이루고 있다.
송암시 2편 「군포에 오다」의 시작노트
19p- 신문에 난 교회를 찾아가던 길/ 버스를 잘못타는 바람에 군포역에 내렸고/ 그 근처에 제 눈에 쑥 들어오는 곳이 있었습니다/ 쓰레기장 바로 옆/ 연립주택을 건축할 때 사용한/ 함바천막 하나가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아 저 곳이 좋겠다’ /
오늘의 군포제일교회는 송암시인이 바라보던 쓰레기장 남루한 함바 천막에 머물면서 시작되었다. 하나님의 섭리, 예정이란 엄청난 성경의 주제가 1978년 10월의 어느날 송암시인의 가슴속에서 태어난 것이다.
송암시 13편 「읍지나 시」64p에 나오는 대목이다.
수리산 부엉이 독창/ 산새의 합창 중단되고/ 개울 흐리는 물길/ 콘크리트로 덮었다/
시인이 처음 군포에서 목회를 시작할 때 군포시는 면이었고 곧 읍이되고 시가 되었다. 시인이 목회를 시작할 때의 군포가, 지금은 뒷산의 부엉이 울음도 산새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된 상전벽해를 묘사하였다. 시인의 질문은 30년전에 목회를 시작할 때나 지금의 대교회를 이루고 있어도 나는 여전히 생명의 길 순종의 길로 가고 있느냐고 주님께 묻는다.
25편 「아내여 사랑하오」
110p 주일 오후 시간 침대에/ 엎드려 잠자는 모습/ 너무나 피곤해서 울다가 잠이 들었네/ 콧잔등으로 흘러간 눈물이/ 예쁘라고 바른 화장을 지웠네/ 속으로는 미안하면서 시치미 떼고/ 모르는 척 하고 서재에 들어가/ 이 글을 쓰며 미안한 마음을 달래네/
조영남이 번안가요로 부르고 알리가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여 부른 ‘내 생에 단 한번이라도 그대를 사랑하게 하여주’는 유튜브 30085회 청취기록이 나온다. 그 노랫말 속에 구애자는 연모하는 이를 향하여 사랑의 절규를 노래한다. 송암 시인의 시 「아내여 사랑하오」는 그 깊이를 알수 없는 깊은 심연에서 퍼올리는 사랑의 절대어이다. 아내의 병약함이 시인의 불순종이라고 여기며 목회사명을 다잡는 시인의 아내사랑은 비교 대상이 없다.
오래전에 오세아니아성회를 마치고 천국보다 좋다는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를 관광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되었다. 퀸즈타운 호텔에서 숙박하게 되었는데 송암 시인의 아내 김희연 사모가 새벽에 객실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넘어져서 뼈에 금이가는 중상을 입었다. 다급한 소리에 나의 집사람이 황급히 옆방에 찾아들었다. 그 때, 권태진목사님이 반은 정신나간 상태에서 사모님께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하였다. “희연아 희연아 다 내탓이다, 내 잘못으로 다쳤다” 송암시인의 아내사랑은 아내가 병들거나 다치거나 하면 이건 내탓이다, 내 잘못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런 남편은 어디에도 없다. 저는 딸가진 부모로서 권태진목사 같은 사윗감을 찾는다. 송암의 아내 사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아가페 사랑이 오버랩 된다. 시인의 지고 지순한 사랑, 생애 단 한번의 사랑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예수님 대속의 사랑이 겹쳐진다.
송암의 「시작하다」의 공통주제는 절대순종. 절대희망, 절대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목회현장에서 주의종과 성도가 함께 읽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아야 한다. 연애를 시작하는 젊은이도 보아야 한다.
권태진목사의 하나님사랑, 교회사랑, 가족사랑을 담은 「시작하다」는 천만 기독교인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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